울산시 3년만에 빚 2600억 늘어…재정 개선 시급

2021-06-09     이왕수 기자

울산시의 빚이 불과 3년만에 2600여억원 불어난 가운데 신규 세원 확충과 지출구조 개선 등을 통해 재정수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분야의 침체와 함께 코로나 장기화까지 겹친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각종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산시의회 손종학(사진) 부의장은 울산시로부터 받은 2020년 회계연도 결산서를 분석한 뒤 “울산시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8일 주장했다.

손 부의장은 지난해 발병한 코로나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지역 주력산업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울산시의 연도별 채무 현황을 보면 지난 2017년 5817억3300만원에서 2018년 6802억600만원, 2019년 7485억40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2017년 대비 2600여억원 증가한 8456억6300만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 역시 2017년 7.57%에서 2018년 8.12%, 2019년 8.83%, 2020년 8.96%로 뛰었다.

손 부의장은 해마다 채무가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사회복지비에 대한 시비 충당액 급증, 전시컨벤션 사업, 공원 조성 및 완충녹지 사업, 시립미술관 사업 추진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울산시의 지난해 채무발생 현황을 보면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500억원, 대왕암공원 조성 390억원, 시립미술관 건립 130억원, 제2종합실내체육관 건립 110억원, 산업단지 완충녹지 조성 100억원, 울산수목원 조성 90억원, 매곡공원 및 학성 제2공원 조성 70억원 등이다.

상개~매암 혼잡도로 개선(110억원) 및 율리~삼동간 도로 개선(390억원)을 위한 채무도 500억원 발생했다. 총 채무 발생액은 3509억여원이지만 소멸액(2537억여원)을 고려하면 971억여원이 순수하게 늘었다.

손 부의장은 “빚이 늘어나는 것보다 빚을 시일 내에 갚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현재 울산시의 재정운영 상태로는 주민들의 삶의 욕구를 당분간 억눌러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부터 전체 대비 자주재원의 비율을 의미하는 재정자립도와 전체 세입 중 자주적으로 재량권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의 비중을 나타내는 재정자주도에서 적신호가 켜졌다고 지적했다.

울산시의 재정자립도는 2016년 55.05%, 2017년 55.04%, 2018년 49.56%, 2019년 47.96%, 2020년 42.54%로 낮아졌다.

재정자주도 역시 같은 기간 61.33%, 61.98%, 61.61%, 2019년 62.99%에서 지난해 55.80%로 하락했다.

손종학 부의장은 “빚을 갚고 재정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규 세원 확충, 체납세 징수 강화, 정부의 지방교부세 및 보조금 확충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행사성 경비, 민간지원 예산, 고정지출하는 경상수지 예산 비율을 낮추는 등 지출 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