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특수군 위주 ‘보복소비’ 폭발

2021-06-10     석현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울산에서도 명품을 구매하며 만족하는 ‘보복 소비’가 부쩍 늘어났다.

백신 접종 등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보복소비’가 폭발하고 있지만, 특수군 위주로 한정되는 만큼 소비침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현대백화점 울산점에 따르면 지난달 명품 브랜드 매출액이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5월과 비교해 60% 넘게 신장했다. 인파가 몰리는 주말이면 대기줄이 길게 이어지는 등 쇼핑객들이 지갑을 여는 물건에는 억눌린 소비 심리 욕구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새벽부터 줄을 서면서 명품을 구입하는 서울·수도권지역과 비교하면 그 열기가 덜하지만, 확실히 최근들어 명품 브랜드 매출액이 눈에 띄게 신장됐다. 해외명품 브랜드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고, 반대로 화장품이나 패션 브랜드는 회복이 더딘 모습”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해외명품 브랜드의 신장세가 눈에 띈다. 3~4월의 경우 지난해 대비 60% 이상 매출액이 올랐고, 5월에도 10% 이상 매출이 신장됐다.

무엇보다 롯데백화점 울산점의 경우 최근 지하 1층에 한샘디자인파크가 입점하면서 매출액이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한샘디자인파크는 지난 5월 한달간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구와 침구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집안 분위기를 바꿔 보려는 고객이 많아졌다. 수천만원을 들여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기 보다는 가구나 침구를 바꿔 집을 새롭게 가꾸는 것이다. 패션·화장품 등 외출을 위한 소비 보다는 집에서 머물면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가구·침구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들어 야외활동이 늘어 나면서 스포츠의류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3~4월 롯데백화점 울산점 골프·스포츠 브랜드는 전년대비 90% 매출액이 신장됐다. 지난해 코로나 확산 초기로 야외활동을 자제했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 보복소비가 골프용품 등 야외 스포츠 의류 등에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4월 울산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4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77.0로 전년동월대비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1월(83.5), 2월(80.0), 3월(79.5)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1월 91.5에서 2월 84.7, 3월엔 79.8까지 떨어지더니 4월엔 76.8까지 내려 앉았다.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울산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소비 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됐던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필수재보다는 밖으로 드러나는 제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