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제는 ‘사회적 백신’이 필요할 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개발로 깜깜하던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에나 있을 법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현실로 닥치면서 1년 반이 넘도록 온 세계가 중심을 잃고 흔들려왔다.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일일 집계 수치를 낸 것으로 보면 지금까지 1억750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370만 명 넘게 사망했다 하고, 워싱턴 의대의 발표에 의하면 사망자가 2배 더 많은 700만 명이 넘는다 한다. 병원에서의 공식적인 보고와 두 배 이상의 편차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피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컸고 지금도 눈덩이 커지듯 커지고 있을지 모른다.
대한민국은 ‘K-방역’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방역 분야에선 위상을 드러낸 건 다행이지만, 그 밖의 사회, 경제분야를 들여다보면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불안은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서 탈 코로나는 현실이 되었고, 지금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에 집중해야 할 때다. 코로나 상황에 모든 분야에서 생색만 내던 일들은 행동으로 옮겨졌다. 지구를 구할 마지막 기회라며 탄소제로 시대를 선언하고, ESG 실행 등코로나 같은 변형 바이러스가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난개발을 막자는 데에 뜻이 모였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정해진 것이다.
사회적으로 남는 후유증은 어떠한가. 그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가 없다. 막연한 추측에 불안은 커졌다. 양극화는 심해졌고, 몇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풀며 구휼에 나섰으나 불만은 해소되지 않았다. 행정명령 등으로 정상적인 영리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생긴 손해까지 해결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일수록 함께 이겨내고 있다는 연대 의식은 힘이 된다. 지금까지 잘 버텨왔으나 터널을 빠져나가는 마지막까지 함께 해야 할 때이다. 어두운 길에 흔쾌히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한 때이다. 사회복지에 근간을 두고 모금과 배분을 하는 전문기관인 사랑의 열매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법정 민간단체인 사랑의 열매는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지원한다. 여러 사회문제를 인지하여 해결의 길을 모색하고, 공동모금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지원하며, ‘나눔으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 그것이 사랑의 열매가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매해 연말연시에 주변을 돌아보고 나눔을 실천하자는 이웃사랑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특별모금으로 1120억 원을 모금, 긴급 배분했다. 십시일반 모두의 뜨거운 마음이 함께한 결과였다. 모두 사회적 재난 시 긴급하게 민간자원을 모집해 필요한 곳에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니 가능했다. 물론 사랑의 열매가 그 역량을 키우고 든든한 버팀목으로 설 수 있던 건 모두 국민의 지지 덕이었다.
울산사랑의열매에선 ‘사회백신 나눔캠페인’을 기획해 진행한다. 6월15일부터 7월 말까지 45일간 릴레이 기부에 참여하는 방식인데 송철호 시장이 1호 기부자가 돼주었다. 릴레이식 기부는 의식 연대를 강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어서 어려움을 함께 이겨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눔으로 온정을 키워 난국을 이겨내고자 하는 ‘사회적 백신’의 의미를 담았다. 재난 당시에는 어떻게든 버텨내도 이후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선 결국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탈 코로나 후 파생하는 여러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여파를 줄이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지금은 우리 스스로가 나서서 더불어 가는 공동체의 일원임을 보여줄 때다. 울산시민의 많은 참여를 기대해 본다. 힘내라 울산, 이기자 코로나.
강학봉 울산사랑의열매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