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근로자 21% ‘주 36시간 미만’…일자리 질 저하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한 울산지역 ‘단시간 근로자’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울산 전체 근로자 가운데 단시간 근로자 비중은 20%를 넘어서 ‘일자리의 질’도 좋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한해 울산지역 전체 근로자 56만명(연간기준) 가운데 주 36시간 미만 근로자는 11만7000명으로 전체의 20.8%를 차지했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연간기간 단기근로자 비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울산지역의 주 36시간 미만의 단기간 근로자 수와 근로자 비율은 각각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 17시간 미만 근로자는 3만8000명(6,9%), 18~35시간 근로자는 7만8000명(14.0%)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광역시 승격이후 처음 통계로 잡힌 98년 당시 울산의 주 1~17시간 근로자는 2.6%, 주 18~35시간 근로자는 8.2%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지역 단기근로자 증감 추이를 보면 △2020년 11만7000명(비중 20.8%) △2019년 9만8000명(17.2%) △2018년 10만7000명(18.6%) △2017년 9만6000명(16.5%) △2016년 9만6000명(16.8%)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울산지역 주 36시간 미만의 단기간 근로자는 1년 전보다 6.6%(7000명) 증가한 11만7000명을 기록했다. 단기근로자 비율은 작년 같은달(20.1%) 보다 1.4%p 상승한 21.6%를 기록했다. 단기 근로자 비중은 코로나가 확산일로로 치닫던 지난해 4월(18만9000명, 34.2%)을 제외하면 최대규모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대부분 전일제 근로자가 아닌 시간제 근로자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등이 포함된다. 스스로 파트타임 근무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단시간 근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기간 근로자 가운데 주 1~17시간 근로자는 4만명으로 작년 같은기간 보다 8.8%(3000명) 증가했다. 근로기준법과 근로퇴직자급여보장법 등에 따르면 주 17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 유급휴가,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 또 주 18~35시간 근로자도 8만명으로 1년 전보다 5.7%(4000명) 불어났다.
주 1~17시간 근로자 비율은 7.2%로 작년 같은달( 8.2%) 보다 소폭 줄어들었지만, 주 18~35시간 근로자 비율은 14.5%로 1년 전(13.3%) 보다 껑충 뛰었다.
지역 전체 취업자 가운데 단기근로자 비중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울산지역 고용시장에서 고용의 질이 좋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울산은 지난 4월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고 있는 자동차 조선 정유화학 비철금속 등 제조업 일자리가 65개월째 감소하는 충격파를 딛고, 극적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개월째 일자리가 소폭 증가했다.
지역 산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고, 업황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고용 증대를 논할 상황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비경제활동인구가 15개월 연속 증가해 여전히 일자리 확보가 지역사회 최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