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헤드업(Head-up)의 진짜 이유는?
헤드업에 대한 실제 일화가 골프 관련 글이나 잡지 등 골퍼들에게 회자되는 내용이 있다. 오래전 골프 애호가인 삼성의 故 이병철 회장은 잭 니클라우스를 안양CC로 초대해서 실전 라운드를 했다. 세계적인 스타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배우며 그로부터 한수를 배우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니클라우스는 라운드 중 일체의 조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8홀을 마칠때쯤 이병철 회장은 니클라우스에게 자신의 플레이에 무엇이 문제이며 골프를 더 잘치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물었다. 잭 니클라우스는 웃으며 아주 짧게 “헤드업만 하지 않으면 문제 없겠습니다”라고 했다는 일화다.
최근 들어서 머리의 처리에 대한 레슨을 하며 연습장에서 헤드업을 하는 수많은 골퍼들을 주의 관찰하는 것도 골프 연구가에게는 흥미로운 공부가 된다. 중, 상급자 레벨 이상의 골퍼들이 실력 향상에 큰 변화가 없다면 현재의 골프 배움에서 어디를 치면 반전과 변화의 변곡점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필자 관점에서는 머리와 시선의 처리를 제대로 한다면 실력에 큰 변곡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
‘머리를 고정하라!’ ‘머리를 고정하고 볼을 치세요’라는 말은 과연 옳은가? 현대에 와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습가집단이 말하는 가장 최악의 교정 레슨은 “머리를 고정 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라 한다. 이렇듯 과거와 현재 서로 상충되는 여러 이론들이 골퍼에게 혼란을 가져오게 하는데 이는 원리적으로 역학적으로 풀어가면 단순하다.
“머리를 고정하라” 보다는 “볼 뒤쪽에 남겨라”는 말이 바르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체가 빨리 들리면 안된다. 임팩트시 머리 위치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어드레스때 보다 뒤쪽으로 이동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왼쪽 고관절을 중심으로 신체의 많은 질량이 타깃 방향으로 이동하게 되며 이에 대한 본능적인 인체균형 밸런스는 머리가 오른쪽으로 가야만 헤드에 가속이 더 붙으며 좋은 회전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머리가 뒤에 남는다는 것은 동적인 균형과 역학적 원리에 맞게 스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임팩트 전에 머리를 뒤에 남기라고 해서 의식적으로 수행하면 다른 부분의 균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헤드업은 원인이 아니고 결과이기에 임팩트전 원인을 파악하는 교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잭 니클라우스의 헤드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문제에 대한 문제를 더 풀지 못하게 하는 말로 받아 들여지게 된다.
해부학적으로 보면 머리는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없으며 구조적으로 두개골은 목뼈와 연결되어 있고 목뼈를 축으로 전후좌우 회전을 할 수 있다. 목뼈는 척추와 연결되어 있고 견갑골, 쇄골, 갈비뼈와 연결되어 있다. 헤드업의 실체는 머리는 목뼈를 축으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상체의 움직임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되는 인체구조이므로 상체가 움직이면 반드시 머리를 움직이게 된다. 상체 보다 머리의 질량이 작기에 상체의 움직임에 의해 쉽게 움직여지는 것이며 헤드업 병이 생긴다. 볼이 어디로 날아 갔는지 궁금해서 머리를 일찍 드는 것이 헤드업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는 다운스윙시 상체의 움직임 잘못으로 머리가 들리는 것이다. 추측컨데 아마도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 대가로서 이병철 회장의 스윙을 모두 파악했으며 고칠 점들을 말하기에 엄두가 나지 않아 지나가는 말로 “헤드업 하지 마시오”라고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