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거리두기 완화, 긴장 풀리면 더 큰 화 초래할 수도

2021-06-21     이재명 기자
오는 7월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하는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수도권엔 거리두기 2단계, 비수도권엔 1단계가 적용될 전망이다. 1단계가 시행될 비수도권에서는 인원제한이 없어 대규모 모임·회식이 가능해진다. 특히 각 지방자치단체에 상당한 자율권이 부여됨에 따라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일상생활이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거리두기 완화로 방역 긴장도가 갑자기 떨어질 경우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가능성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추세를 보면 여전히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5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백신 1차 접종률이 80%에 육박해 21일부터 거리두기를 해제하려했으나 하루 확진자가 9000명대로 치솟자 해제 시점을 4주 더 연장했다.

이번에 발표된 개편안은 ‘억제’(1단계), ‘지역유행’(2단계), ‘권역유행’(3단계), ‘대유행’(4단계) 4단계로 구분된다.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는 ‘인구 10만명당 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다. 이 지표가 1명 미만이면 1단계, 1명 이상이면 2단계, 2명 이상이면 3단계, 4명 이상이면 4단계로 격상된다. 지자체는 지역 상황에 맞게 4단계를 제외한 1~3단계 범위에서 단계를 조정할 수 있다. 울산은 최근 2주 동안 일평균 확진자 수가 7.4명을 기록, 1단계에 해당된다.

지난주 울산은 사우나발 신종 코로나19 확진사례가 이어졌지만 주말이 지나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18~20일 사흘간 울산에서는 1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지난 4월 일평균 25.7명, 5월 20.9명, 6월 8.1명, 최근 2주간 7.4명에 비해서도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특히 5월 이후 75세 노인대상 백신이 본격화되면서 중증화율이 5월 0.31%에서 6월 0%로 하락했다. 5월21일 이후에는 사망자 역시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울산에서는 466명이 신규 1차 백신 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일상 속 감염 위험은 여전한 상태다. 가족이나 지인, 직장 동료는 물론 실내체육시설, 학교, 노래방 등 감염의 고리도 다양하다. 휴가철을 앞두고 나들이 인파가 늘고 바닷가 피서객들은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방역에 대해 무관심해진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너무 의존하면 오히려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