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X-파일’ 파문 확산…野 대안 모색

2021-06-22     김두수 기자

보수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각종 의혹과 관련된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여권에서의 선제적 공격이 아닌, 보수야권 내부에서 의혹이 재점화된 탓에 그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주요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조짐을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내용이라면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넘겨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라면 즉각 내용을 공개하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SNS에서 “천하의 사기꾼, 김대업 시즌 2가 시작된 것 같다”며 ‘음습한 선거공작의 그림자’ ‘저질스러운 공작정치의 못된 버릇’ 등의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여권은 “우리에게 X파일이 있다고 한 적이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면서 X파일 의혹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야권의 자중지란을 꾀하는 모습이다.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장성철 소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우리가 공작했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아군 진영에서 수류탄이 터졌다’고 할 정도다. 우리가 무슨 공작을 했다는 식의 호도는 안 된다.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송영길 대표는 X파일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저는 잘 모르겠다”며 함구로 일관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야권의 시선이 서서히 ‘플랜B’에 쏠리고 있다.

공식 정계 진출도 선언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이 이른바 ‘X파일’ 논란과 대변인 사퇴 등으로 겹악재에 빠지자 대안 카드의 부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최근 스포트라이트는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 원장이 이달 말 사퇴하면서 대선 출마 의지를 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야의 구분이 모호했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최근 야권 주자로 부각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인 그는 자신을 여권 인사로 분류한 취지의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언급에 대한 “그것은 그분의 생각”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과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각종 정책 제언을 쏟아내며 광폭 행보에 들어간 원희룡 제주지사도 주목을 받고 있다.

청년팬층을 보유한 하태경 의원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4·7 재보선 승리로 정치적 체급이 더욱 커진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오 전 시장은 대선출마 가능성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가장 확실한 카드”라며 윤 전 총장이 낙마할 경우 자연스럽게 대선판으로 불려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복당 절차를 밟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의힘과 합당 절차를 진행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높은 대중 인지도와 고정 지지층을 지녔다는 점에서 손색 없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