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제11기 BCS 12강]“우리민요 신명으로 힘든 일상 극복”
2021-06-23 홍영진 기자
남상일 강사의 특강은 ‘우리 소리 이야기’라는 제목처럼 우리의 한과 흥이 담긴 전국 각 지역의 민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사연을 풀어낸 뒤 노래를 들려주고 청중들이 함께 따라부르며 마무리됐다.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동쪽지방의 민요는 동부민요(함경도·강원도·경상도), 북한의 황해도와 평안도는 서도민요, 서울경기를 비롯해 충청도까지는 경기민요, 전라도는 남도민요로 크게 구분된다. 지역은 달라도 민중이 일상적인 삶을 통해 불러 온 노래라는 점은 모두 같았다. 일을 하면서, 의식을 치르면서, 그리고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데 일과 의식과 놀이 모두가 우리의 일상이고 보편적인 삶이라는 이야기였다.
남상일 강사는 “우리는 지금 세계 초일류 최첨단의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민요를 접할 때마다 심적으로 공감되고 낯설지만 낯설지않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오랜 세월 사라지지않고 우리 땅에서 대대로 전해져 온 민요의 힘”이라고 말했다.
남상일 강사는 우리 귀에 익숙한 민요를 메들리로 들려주며 강의장을 신명으로 가득 채워줬다. 지역색이 한껏 묻어나는 우리 민요 중에는 ‘아리랑’이 빠질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한오백년’을 불러 다시금 청중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오백년은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과 맥을 같이하는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시작된 민요로 가락과 가사가 인생의 한을 읊으면서도 생생한 흥겨움을 전달했다.
그는 ‘홀로아리랑’도 불렀다. 우리 민요에 기초를 두고 있지만 한돌의 작사·작곡으로 가수 서유석이 1990년에 불렀던 노래다. 전통 아리랑 선율과 비슷하면서도 현대의 대중적 감각이 미묘하게 섞여있다. 노랫말 중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우리는 언제쯤 하나가 될까’는 남북통일을 의미하는데, 그래선지 가수 조용필이 2005년 평양에서 가졌던 콘서트에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많이 불려지지 않지만 북한의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불리는 서도민요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대표적으로는 ‘난봉가’와 ‘몽금포타령’ ‘수심가’ 등이 있는데 다른 지역 민요에 비해 독특한 창법이 많다고 했다.
남상일 강사는 “저의 강연은 말 보다 노래를 주로 많이 들려준다. 강연이라고 하지만 즐겁게 놀다가신다고 생각하면 된다. 짧은 시간 신명으로 바쁘고 힘든 세상을 헤쳐나갈 힘을 드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