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시재생-남구를 새롭게 디자인 하다

2021-06-24     경상일보

‘도시(都市)’는 일종의 유기체라고 부를 만하다. 도시는 많은 요소들이 밀접하게 연결돼 끊임없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곳이다. 생명체가 끊임없이 신진대사를 해나가듯, 도시 역시 각 부분이 상호작용하며 계속 변화해 나간다. 주택이 들어선 주거지역, 사람과 재화가 이동하는 도로, 생산·제조 현장, 휴식·위락 공간, 상업·업무 및 공공 지구 등으로 이뤄진 도시도 각 부분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뻗어나가거나 축소되고 또 섞이는 상호작용 속에 변화한다.

도시의 발전과 쇠퇴 과정도 유기체의 움직임과 다르지 않다. 도시도 세월이 흐르면 늙고 병이 들기도 한다. 유기체의 건강과 재생을 위해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듯이 도시에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도시 각 구역의 기능이 바뀌거나 시대 흐름에 맞지 않게 되면 이를 바로잡고 도시 건강을 되살릴 처방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울산 남구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남구라는 도시 공간을 살아 숨쉬는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건강한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치료나 건강관리를 하듯이 도시를 변화시키거나 보완하는 등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해 나가는 것이 남구 도시재생 사업의 본질이다.

남구는 공업탑로터리에 우뚝 선 공업탑이 상징하듯이 지금까지 산업도시의 발상지로 불리며 행정·경제·교통·생산 중심 지역으로의 지위를 굳건하게 지켜왔다. 그러나 도시변화에 따라 지역의 번영을 이끌었던 시장이나 공장, 터미널, 기차역 등이 도시 발전을 막는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인구가 유출되며 자칫 전체 지역이 쇠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구의 도시재생은 이같은 현재의 도시 여건과 환경을 개선해서 구민 삶의 질을 높이고, 남구가 가진 경제·문화·역사적 가치를 살려 미래가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권역별로 지역민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사업을 실시해 주민 만족도를 높이면서 도시 기능을 살려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 형태는 재개발 및 재건축, 공동주택 개발, 공영개발 등으로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인구유출을 막고, 주민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삼호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비롯해서, 옥동과 신정3동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때 남구의 관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노후 주거지가 밀집한 삼호동은 철새마을이라는 지역 특성을 살린 생활밀착형 도시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와와커뮤니티 건립, 공영주차장 조성, 와와로 정비 등 도시기반 구축은 물론 주민주도 마을관리협동조합설립, ‘평생둥지 삼호마을’ 조성을 통해 사람·철새·자연이 공생하는 안식처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주민들이 직접 만든 한복소품, 합화소품, 커피 등 다양한 수공예품을 전시·판매하는 등 특화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옥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방향은 옛 울주군 청사와 그 주변 지역에 문화·복지 및 녹색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세대가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정했다. ‘청·장년 어울림 혁신타운’을 목표로 지역공동체, 거리브랜드 구축과 중장년 창업프로그램, 청년활동가 육성에 나선다.

주택재개발 예정구역 해제에 따라 주거지 재생이 필요해진 신정3동에서는 오래된 건물을 매입하여 드림, 나눔, 상생 센터 건립 등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고 생활여건을 개선해서 안정적인 마을 환경을 재생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남구의 모든 도시재생 사업은 결국 그 안에 사는 주민을 위해 이뤄지는 일이다. ‘미래와 희망의 행복남구’라는 비전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한 남구가 쌓아나가는 도시재생 사업의 결과는 구의 미래 발전을 앞당기고 구민 행복을 실현할 유·무형의 굳건한 인프라가 될 것으로 믿는다.

정재룡 울산남구 기획재정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