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사찰? - 야권내 견제?, ‘윤석열 X파일’ 작성자 공방
2021-06-24 김두수 기자
‘X파일을 입수했다’는 보수진영 정치평론가 장성철씨가 구체적 내용은 물론 입수 경위를 함구하면서다. 장 씨는 “‘어디’라고 특정하면 바로 알려져 밝힐 수 없다”고만 말한 상태다. 되레 ‘작성·유포자’를 둘러싼 의문만 커지는 형국이다. 장씨 말이 사실이라면 윤 전 총장과 가족에 대해 약 20가지의 “방어가 어려운” 의혹들이 망라된 셈인데, 이 파일을 과연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정치적 파장은 예측불허다.
장씨는 일단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 “여권 쪽에서 만들어진 것을 저한테 전달해 줬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파일이 여권이나 정부 기관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는데, 이 경우 윤 전 총장 측이 반발한 것처럼 정권 차원의 ‘불법사찰’ 의혹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파일이 두 차례에 걸쳐 작성됐다는 4월 말과 6월 초에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을 준비하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장씨의 행동을 “적진에서 적이 만든 수류탄을 밀반입해 와 아군 진지에 터트려버린 것”에 빗대면서 “여권이 만든 게 맞을 가능성이 좀 크다”고 했다.
여권은 펄쩍 뛰면서 야권 인사들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여권발 정치공작’이라는 윤 전 총장의 주장과 달리, 야권의 경쟁자들이 괴문서를 만들어내 ‘어둠의 경로’로 흘렸다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지목된 인물이 복당을 앞둔 무소속 홍준표 의원, 그리고 재기를 모색 중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등이다.
송영길 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홍 의원을 겨냥, “윤 전 총장 의혹을 가장 잘 알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지난 여름에 무엇을 했는지 다 아는 분”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즉각 부인했다. 황 전 대표도 자신의 배후설에 대해 “말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