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남보다 빨라야 이긴다”…탄소중립 조기 추진 주문

2021-06-24     석현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그룹 전반적으로 ‘탄소중립(넷 제로)’을 앞당길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이 이같은 화두를 던지며 향후 산업계 전반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속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SK 최고경영자(CEO)들도 이에 공감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SK머티리얼즈가 당장 2030년을 넷제로 목표 달성 시점으로 잡았으며, 계열사별로 조만간 넷제로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그룹 계열사별로 ESG 경영의 일환으로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공동 결의를 계기로 탄소중립을 위한 발걸음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8곳은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 100%를 대체한다는 ‘RE100’에 국내 최초로 가입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발전된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으며,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 재순환을 목표로 핵심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SKC는 일본 벤처회사와 협력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친환경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SK케미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내 ESG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의결했다. ESG위원회는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회사 전략을 분석·수립하고,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심의를 담당한다.

정유·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사업을 영위하는 SK그룹이 이처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면서 산업계 전반의 탄소중립 시간표도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