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왕암 출렁다리, 최소한의 입장료는 받아야 한다

2021-06-25     이재명 기자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의 303m짜리 출렁다리가 오는 7월 중순께 개통된다. 이 출렁다리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대왕암 벼랑에 설치돼 있다. 푸른 파도 위 출렁다리에 서면 일산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이 아득히 보인다. 이 가운데 오는 2023년까지 대왕암공원에서 맞은편 고늘지구까지에는 길이 1.5㎞의 해상 케이블카도 설치된다. 또 비슷한 코스에 체험시설인 집라인 0.94㎞도 설치된다.

대왕암공원은 전국에서도 이름이 난 명소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해식동굴과 해식애, 수백년 묵은 해송숲, 동해안 최초의 등대인 울기등대, 광활한 몽돌밭, 갖가지 전설 등을 갖추고 있다. 정천석 동구청장은 “대왕암공원은 150년 된 해송 숲과 사시사철 피어나는 꽃 등 볼거리가 많은데, 여기에다 출렁다리가 개통되면 즐길 거리가 더해져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시도 이번에 출렁다리가 개통되면 대왕암공원 전체가 관광·체험 단지로 큰 도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구청은 입장료를 울산시민 1000원, 관광객 200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구는 2~3개월 가량 무료로 시범 운영한 뒤 유료화할 계획이다. 관광객이 입장료를 내면 동구 내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을 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동구청은 출렁다리가 동구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진보당 울산시당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출렁다리 유료화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시당은 전국 200여개의 출렁다리 중 유료로 운영 중인 곳은 극소수라고 주장했다. 또 이 중 출렁다리가 유료로 전환된 곳에서는 인근 상가의 매출이 3분의 1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보당은 인근 상가의 매출 감소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주민 복지를 위하는 진보당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 동안 동구는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상가는 물론 주민들의 삶까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출렁다리는 동구의 경기침체를 벗어나도록 하는 장기적인 관광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출렁다리에는 총사업비 57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동구청은 앞으로 유지보수비가 연간 2억원가량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액이 들어간 출렁다리를 언제까지나 무료로 운영할 수는 없다. 마중물을 부어야 샘물이 솟아나듯이 이번 출렁다리도 최소한의 입장료를 거둬야 보수도 할 수 있고, 관광객도 불러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