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인출과 반추

2021-06-30     서찬수 기자
필드에서 스윙이 막힘없이 잘되는 날이 있다. 그럴때 감 잡았다 또는 감이 왔다고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처리하는 방법을 알고 느낌을 말하는데 그것은 바로 기억을 말한다. 골프 스윙동작은 외부자극(시각, 촉각, 청각 등)에 의해 감각 등록기에 접수되고 작업 기억(반복연습)을 통해 정보가 처리되며 하나의 덩어리(자신의 스윙 메모리)가 되는 청킹 과정을 거치며 자동화 되는 순서로 우리의 뇌에 저장된다. 즉 잘되는 날은 기억의 인출이 잘되는 날이다.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 행동기억으로 골퍼의 뇌에 저장되는 스윙을 유지하고 기억속에 저장 시간을 증가 시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연습행위가 필요하다. 초급 시절 스윙을 익히는 동안 각각 분리된 신경 세포가 연결되기 위해서는 강한 자극이 필요하며 자극이 없거나 미약할 경우에는 자극의 전달도 없다.

자극을 주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스윙이라는 절차적 기억을 올바르게 골퍼의 뇌에 심어주고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입력 정보에 의미를 부여할수록 골퍼의 기억은 좋아진다.

예를 들면 백스윙 탑에서 오른팔의 모양을 디긋(ㄷ)자를 만들자 라든가, 오른손 바닥의 모양을 접시를 받치는 모양 이라든가, 코킹 유지를 위해 L자를 유지하자(L to L스윙) 라든가, 임팩트시 팔과 샤프트의 모양이 Y자 모양을 만들자 등은 스윙 동작의 부호화를 말한다. 의미를 부여해 뇌에서 조직화하고 심상화해서 마음속에 그림으로 오래 기억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중·고등 시절 공부를 할 때 어려운 내용을 노랫 말에 개사를 해서 외우는 것과 비슷한 기억방법으로 동작 행위를 학습함에 느낌을 부호화 하는것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수 있다.

골프 뇌 신경 연구분야의 자료(뇌신경촬영)를 보면 프로 선수보다 높은 핸디캡 골퍼들이 감정통제, 작업기억, 지형회상 등을 다루는 뇌의 영역이 더 활성화된다. 즉자동적이고 자연스런 패턴을 가지지 못하고 기술이 부족한 골퍼들은 의식적 선택을 많이하고 주의가 산만해지며 뇌가 활성화된다. 필드에서 샷을 할 때는 많은 생각을 하거나 산만해지면 인출이 되지 않는다.

반면 숙련된 골퍼들이나 프로들의 뇌에서는 신경 활동이 적게 일어난다는 점을 파악할수 있다. 골프 기술이 숙련될수록 뇌의 활동은 줄어들게되며 지속적인 연습을 통하여 뇌는 덜 활동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교습은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집어넣기에 바쁘다. 학생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학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입을 다물고 있다 보니 보통의 교습가들은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지식을 더 쏟아 붇는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인출할 때 좋은 방법은 전체를 아주 느리게 연습하는 것이다. 어렵지만 효과는 배가 된다. 인출에 공들인 리허슬노력은 학습과 기억에 도움을 받는다.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생각하거나 음미하는 것을 반추라 한다. 스윙 전 과정을 아주 느린 슬로우모션으로 눈을 감고 반추 해보자. 절차적 기억과 속도에서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자극이 강할수록 인출이 잘되고 눈을 감고도 공을 때릴 수 있게 된다.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