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율리~삼동도로 진입로(울주군 삼동면 하작마을) ‘좁고 낮아져’ 논란

제당 있는 도로부지 매입 못하게돼

2019-11-18     이춘봉

부체도로 일부를 신설부지에 편입
마을앞 출입로 좁아져…최저 폭 2m
도로끝 하작교도 기존보다 높아져
높이차 1.5m…마을 저지대로 전락
집중호우때 침수·농기계 전복 우려


율리~삼동 도로 개설로 울산 울주군 삼동면 하작마을의 출입 통로가 좁아져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도로 끝 지점의 표고가 높아지면서 저지대로 변한 마을의 침수도 염려하고 있다.

18일 찾은 하작마을 일원. 마을 앞으로 폭 20m에 달하는 도로가 신설돼 있었고, 도로 아래에 시멘트로 조성하고 있는 부체도로가 위치해 있었다.

울산시는 하늘공원 자진 유치 인센티브로 율리~삼동 도로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으로 내년 1~2월께 준공 예정이다.

도로 개설에 따라 마을 앞으로 폭 20m 이상의 도로가 신설되며 기존 도로는 부체도로로 전환돼 하작마을 주민들의 통행로로 이용된다. 문제는 부체도로의 폭이 당초 설계보다 지나치게 좁아지고 높이도 낮아지며 경사까지 진다는 점이다.

시는 마을 건너편 여유 부지를 매입해 도로를 신설할 예정이었지만 도로 예정 부지에 제당이 위치해 부지를 매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기존 도로 일부를 신설 도로 부지에 편입시켰고, 결국 부체도로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5~6m 수준인 부체도로는 마을 앞에서 급격하게 좁아져 가장 좁은 곳은 배수로를 제외하면 폭이 2m 수준에 불과한 곳도 있다.

주민들은 율리~삼동 도로의 마지막 지점인 하작교가 기존보다 높이 재건축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는 통수면적 등을 감안해 기존 하작교의 높이를 1.5m가량 높여 신설했고, 이에 따라 하작교와 연결된 율리~삼동 도로 전체의 높이도 높아졌다. 결국 신설 도로와 부체도로의 높이차가 발생했고, 부체도로와 평행하게 위치한 마을은 졸지에 저지대로 전락하게 됐다.

주민들은 지난 가을 집중호우 당시 빗물이 하작교 아래로 흐르는 문수천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일부 주택에 침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설 도로와 합류하는 부체도로 끝부분은 표고 차로 인해 경사지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농기계 통행 시 전복 사고 우려도 제기했다.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마을 앞뜰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시에 하작교 아래 연결도로 조성을 요구했지만 부지 매입 실패로 이마저도 불발됐다.

김규용 하작마을 이장은 “시가 도면을 공개하지 않아 사업 막바지가 돼서야 이상을 발견했고, 시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반영된 것이 없다”며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업이 마을을 엉망으로 만들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이 막바지여서 도로 형태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경찰과 협의해 신호체계를 바꾸는 등 주민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