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020년 배달주문 증가율 179% ‘전국 최고’
신종코로나 속 울산지역 배달시장의 성장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집계가 나왔다. 신종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직원 뿐만 아니라 직원 가족의 외출·외식 등에 한껏 엄격한 방역수칙을 요구해온 대기업이 밀집한 울산의 인구 구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9일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의 배달주문건수 증가율은 1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타 지역보다 배달건수나 종사자, 업체 수가 많은 건 아니었지만 대기업 종사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배달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울산지역 대기업과 대단지 아파트 등에서는 배달 이용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한 대기업 사택에서는 지난 2019년 배달이용건수가 3500건이었지만 지난해 4300건으로 약 22% 증가했다. 이마저도 신종코로나 초기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가 배달음식 덕에 숨통이 틔었다는 설명이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존 식당 외에도 편의점, 생활용품, 심지어 만화방 등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던 업계도 본격 배달을 시작한 것도 한 요인이다. 게다가 대면봉사가 제한되면서 많은 봉사단체들이 도시락이나 생활용품 전달 등을 비대면으로 바꾼 것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코로나 이후부터 만화방과 편의점, 화장품업체, 심지어 생활용품 업체에서도 배달을 요청하는 곳이 생겨났다”며 “코로나 전에는 하루 약 13시간 근무해 50건 정도 배달을 했다면 이후에는 하루 기본 100건 이상으로 배달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세, 젊은 층의 혼밥·혼술 증가도 배달시장의 고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비대면 거리두기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그동안 외면했던 동네상권에도 주목하게 되면서 배달시장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배달시장 성장으로 배달노동자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지난해 22만여명 수준, 전체 취업자의 0.92% 수준이었다. 울산지역의 경우 배달대행업체만 50여곳, 배달 종사자는 약 15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달 수요가 늘자 오토바이 사고도 그만큼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 증가율 역시 울산이 62.4%로 가장 높았다. 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