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 ‘차없는 거리’ 조성 보류

여론조사·주민서명 결과
상인회 80%가 반대하고
소방·경찰도 부정적 반응
2021년 시립미술관 개관후
지정 여부 재논의 예정

2019-11-18     정세홍

울산 중구가 문화의 거리 일대 일부에 추진해온 ‘차없는 거리’ 지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인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오는 2021년 인근 시립미술관 개관 후 차없는 거리 지정 여부를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문화의 거리 중 옛 울산초에서 크레존(옛 상업은행) 건물까지 약 105m 구간을 차없는 거리로 지정하는데 대한 여론조사와 주민서명을 받은 결과 반대 여론이 높았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상인들의 반발이 심했다. 문화의거리 상인회 48개 점포 중 약 20%에 해당하는 점포만 찬성 의견을 나타냈고 80%는 모두 반대했다.

경기 침체로 임대와 폐업이 속출하는데 해당 구간이 차없는 거리로 지정될 경우 인근 문화공영주차장 사용객 불편이 늘어 손님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또 거리 입점 상가들의 물건 상하차 등 불편도 한 요인이다. 소방과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받지 못했다.

중부소방서는 화재나 응급상황 발생시 출동·대처시간 지연과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반대 의견을 냈다. 중부경찰서도 해당 구간이 차없는 거리로 지정될 경우 일방통행인 현 구조에서 운전자들 우회가 심해져 가뜩이나 교통난이 발생하고 있는 곳에 교통통행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중구는 이같은 의견을 반영해 차없는 거리 조성은 일단 보류키로 방침을 세웠다. 오는 2021년 시립미술관 개원 후 교통상황과 원도심 유입객 등을 고려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구 관계자는 “원도심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고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활력 넘치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차없는 거리 지정을 추진해왔다”며 “그러나 상인회 등 다수결이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일단 보류하고 시립미술관 개관 이후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