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로·문화시설 없는 신도시개발은 재앙을 부른다

2021-07-02     정명숙 기자
울산 서부권에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공동주택 건립 계획이 속속 세워지고 있다. 울산시는 2도심 체계로 중장기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면서 언양권으로 도심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에따라 무거·범서 일대의 교통체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29일 국토부가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입암들(선바위지구)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동주택 1만5000여채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이 일대의 도로 상황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미 다운·척과지역에 LH가 1만3000여채의 공동주택이 포함된 신도시를 개발 중에 있고, 태화강변지구에도 1300여채의 아파트 건립이 계획돼 있어 새 도로 개설은 ‘발등의 불’이 됐다.

울산시가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국도24호선 대체도로를 개설을 추진했으나 기재부에 가로막혀 버렸다. 대체도로는 14.4㎞ 길이의 대로 2-58호선 송대~서사 도로이다. 국비 지원 없이 이 새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국비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려면 이 새 도로를 ‘국도의 지선’으로 지정해야 한다. 그런데 기재부의 반대로 ‘국도의 지선’ 지정이 불가능해졌다. 이 일대 교통체증의 가장 큰 원인이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LH가 건립하는 아파트에 있다는 것을 기재부가 외면한 것이다. LH의 아파트 건립은 울산시의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LH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울산의 주택공급이라는 명분에 울산시가 동의를 했지만 도로 등의 편의시설에 대해서도 정부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24호선의 숨통을 터주지 않으면 울산의 도로는 계속적인 동맥경화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도로는 도시의 기본적 인프라다. 원활한 교통체계 없이는 2도심체계라는 장기적 도시기본계획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특히 24호선은 교통량이 많은 울산의 관문이다. 24호선의 진입부는 고속도로의 진입부와도 상당히 겹친다. 때문에 아무런 대체도로 없이 3만채에 가까운 공동주택이 들어서게 되면 출퇴근시간과 주말에는 마비가 일어나게 된다.

울산시의 대책은 두가지다. 하나는 서사지구와 유니스트 인근 국도 24호선을 연결하는 도로의 신설이다. 이 도로는 선바위지구 개발과 함께 당연히 LH가 해야 할 일이다. 다른 하나는 국도 24호선 언양~신삼호교 구간의 국도 지정을 폐지하는 방안이다. 국도지정 폐지를 통해 국도 24호선을 광역시도로 전환하고 송대~서사 도로를 새로 개설해 국도로 지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LH와 국토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국도24호선 대체 도로가 개설되지 않은채 공동주택이 건립되면 울산의 교통환경은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