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세계 4위 현대차그룹, R&D투자는 10위

2021-07-08     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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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작년 매출액이 포드와 GM을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그룹 ‘TOP 4위’에 올랐지만, 연구개발(R&D) 투자액은 하위권에 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2.9%로 글로벌 꼴찌를 기록했다. R&D 투자가 고부가가치 제품력, 전동화,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보면 향후 현대차의 미래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는 부분이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글로벌 13개 자동차 그룹의 작년 R&D 투자 동향을 담은 ‘2020년 주요 자동차그룹의 R&D 투자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작년 매출액은 1221억유로로 폭스바겐(2248억유로)과 도요타(2152억유로), 다임러(1543억유로) 이어 ‘글로벌 4위’에 진입했다. 포드(1132억유로)와 GM(1091억유로) 등도 제쳤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R&D 투자액 규모는 35억7600만유로로 13개 그룹 중 10위로 처졌다. 총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2.9%로 글로벌 꼴찌에 랭크했다.

R&D 투자액은 폭스바겐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139억유로로 1위를 기록했다. 도요타(-1.8%)와 다임러(-10.6%)가 각각 86억유로와 86억유로로 2, 3위를 이었다. 4위 포드(63억유로, -4.1%)와 5위 BMW(63억유로, -2.2%), 6위 혼다(62억유로, -5.0%), 7위 GM55억유로,­8.8%)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R&D 투자액 규모는 4위~6위권 차동차기업과 비교해도 거의 절반수준을 약간 상회했을 뿐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글로벌 자동차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3%에도 못미쳤다.

글로벌 자동차그룹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1위 닛산 6.4%, 2위 BMW·르노 각 6.3%, 4위 폭스바겐 6.2%, 5위 혼다 5.9%, 6위 다임러·포드 5.6% 순으로 현대차그룹과 격차가 컸다.

보고서는 R&D 투자가 고부가가치 제품력, 전동화,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R&D 투자 규모 1위인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 등 3개 프리미엄 브랜드의 그룹 내 판매대수 비중은 23.3%(130만대)에 불과하나 매출액 비중은 42.9%로 약 1.8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가 12만9000대로 전 세계 판매(374만대)의 2.9%에 불과하기 때문에 R&D 투자를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순수전기차(BEV) 모델을 2017년 4종에서 2020년 10종으로 확대했지만 GM(9종), 폭스바겐(16종), 다임러(8종) 등이 R&D 투자를 확대하며 급속히 추격하고 있다.

BEV 시장 점유율도 현대차그룹은 2020년 6.3%로 전년 대비 1.3%p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폭스바겐은 10.5%로 5.9%p 늘렸고, GM도 10.8%로 5.0%p 늘렸다.

자율주행 역시 독일 아우디와 일본 혼다 등이 이미 자율주행 레벨3를 출시했고 다임러, BMW, GM 등이 올해 안에 레벨3를 출시할 예정인 반면 한국은 2022년말 양산 출시가 예정되는 등 1년 정도 뒤처져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의 R&D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원인으로 매출액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 정부의 예산 배분의 대기업 차별 정책 등을 꼽았다.

정만기 회장은 “기업은 R&D 투자여력 확보를 위해 노사화합, 임금안정 등을 통해 비용절감과 영업이익률 제고에 노력하고 정부는 글로벌 기업과 동등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대기업 차별적인 R&D 지원을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며 “특히 차량용반도체, 수소차 관련 부품소재기술, 배터리 등 미래차 관련 주요기술은 조속히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R&D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