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천 하류 상습 침수…주민 “비올땐 밤잠 설쳐”
2021-07-09 이왕수 기자
8일 오전 울주군 청량읍 상남리 청량교. 오전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간밤에도 그리 많은 양의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청량천은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청량교를 기점으로 청량천 상류 부분은 하천 정비가 완료됐고, 하류 부분은 자연 하천 상태로 남아 있다. 침수 피해가 주로 발생하는 곳은 하천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하류 구간이다. 청량교에서 하류 방향 약 500m 지점에 위치한 용암리의 한 마을 앞 청량천 통행로 입구에는 ‘태풍·집중호우 시 침수로 인명피해가 우려되므로 출입을 금지합니다’라고 적힌 경고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하천 양옆으로 산책로까지 조성된 상류에 비해 하천 폭이 거의 절반 수준이다보니 범람 가능성이 높다.
박모(83)씨는 “비가 조금만 많이 내려도 청량천이 범람하는 것은 물론 청량천에 비해 지대가 높은 집 마당까지 물에 잠긴다”며 “최근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밤잠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마을은 지난해에도 성인 무릎 높이 이상 물이 차올라 침수 피해를 당했다. 인근에 위치한 농경지 역시 침수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
이같은 침수가 반복되는 이유는 청량천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탓이 크다. 청량교를 기준으로 아파트 등이 들어선 상류 구간은 정비가 이뤄져 물의 흐름이 비교적 원활하지만 하류 구간은 준설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두왕천과 합류하는 구간(외황강)에서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거나 만조 시간과 겹칠 경우 하류구간이 물에 잠긴다. 심할 경우 정비가 이뤄진 상류 구간 침수로도 이어진다.
청량천 하류 구간 정비는 청량읍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준설을 통해 수심을 깊게 하고 하천 폭도 넓혀야 하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리다보니 현재까지 울산시 하천관리기본계획에 반영되지 못했다. 시로부터 유지·관리 업무를 위임받은 울주군은 최근 시에 청량천 하류 구간 정비를 요청했다. 약 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선호 군수는 지난 7일 취임 3주년 브리핑에서도 청량천 하류 구간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송철호 시장에게 시비 지원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