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앞 ‘옐로카펫’, 되레 낙상 등 안전사고 유발

2021-07-12     이왕수 기자
울산지역에 어린이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한 ‘옐로 카펫’(yellow carpet)이 일부 구간에선 오히려 ‘낙상사고’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된 탓이 크다.

범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 학생은 장맛비가 내렸던 지난주 등교하다가 학교 앞 사거리에 설치된 옐로 카펫에서 미끄러져 발목과 발뒤꿈치 등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현재 울산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서고와 호연초등학교가 마주보고 있는 교차로 사거리 각각의 모퉁이에는 어린이 교통안전시설인 옐로 카펫이 설치돼 있다.

옐로 카펫은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게 하고 운전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바닥 또는 벽면을 노랗게 표시하는 교통안전 설치물이다. 울산에선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인근 등 어린이보호구역 위주로 옐로 카펫이 대거 설치됐다. 한 운전자는 “운전하다보면 옐로 카펫이 눈에 띄고 더욱 주위를 살피며 감속 운전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인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일반 보도블록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하는 방식이다보니 일반 보도블럭보다 미끄럽다는 단점이 발생한다.

지난 10일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직접 일반 보도블럭과 페인트가 칠해진 보도블럭의 미끄러짐을 경험해보니 옐로 카펫이 입혀진 보도블럭이 훨씬 더 미끄러웠다. 호연초 교통안전녹색학부모회는 ‘낙상주의’ ‘미끄럼주의’를 알리는 경고판을 펜스에 부착해 놓았다.

범서고·호연초 사거리 모퉁이 옐로 카펫의 경우 범서고 학생이 미끄러져 다치기 이전에도 성인, 아이 구분 없이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상인은 “나 역시 약 2개월 전쯤 옐로 카펫에서 넘어져 허벅지와 손목 등을 크게 다쳤고 지금도 회복 중”이라며 “어른, 아이 구분 없이 옐로 카펫에서 넘어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울주군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현장조사 등을 거쳐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