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폭염에 도로 ‘녹고 함몰’…안전사고 위험
2021-07-16 정세홍
15일 찾은 북부순환도로 길촌마을 입구삼거리. 도로에 지름 60~70㎝, 깊이가 10㎝는 족히 돼 보이는 포트홀이 생겼다. 주행하던 차량들이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타이어가 빠지는 경우가 많아 차량 파손 피해가 우려돼 보였다. 일부 운전자들은 포트홀을 발견하고 급하게 핸들을 꺾는 등 아찔한 모습도 목격됐다.
운전자 김모(28)씨는 “갑자기 타이어가 쿵 하고 빠지면서 둔탁한 소리가 나 너무 놀랬다. 항상 다니던 길이라 얼마 전만해도 없었는데 최근에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남구 두왕사거리 인근에는 아스팔트가 마치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밀리고 깨져있었다. 도색 상태와 파손 상태를 봤을 때 최근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해당 도로에는 25t이상 대형 화물차가 끊임없이 지나다녔다.
최근 울산지역에 장마로 인한 폭우로 도로가 약해진 상태에서, 30℃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자 아스팔트가 함몰되거나 녹아내리는 등 소성변형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대형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석유화학공단 인근과 오토밸리로 등도 예외는 아니었다.
게다가 오는 20일부터 지금보다 한 단계 더 강한 폭염과 열대야가 예보된 상황이어서 소성변형 등 도로훼손의 확산 우려가 크다.
앞서 역대급 폭염이 맹위를 떨쳤던 2018년에도 울산지역 도로는 함몰과 밀림 등의 현상이 속출하면서 50여건이 넘는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 남구에서도 40건이 넘는 차량 피해로 보상 신청이 접수됐다.
전문가들은 장마로 지반침하와 균열이 발생했고, 잇따른 폭염으로 아스팔트가 물렁해진 상태여서 이같은 현상이 쉽게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목 영남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도로의 소성변형 현상은 더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아스팔트를 시공할 때 105℃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는게 중요한 데 겨울철에 시공하거나 부실하게 시공했을 경우 조금만 더워도 아스팔트가 쉽게 변형된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아직 차량 피해가 신고되거나 긴급보수된 곳은 없으며 현장을 확인한 뒤 긴급보수 등 조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김정휘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