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타결·군민지원금에 울산 활기 기대

2021-07-20     이왕수 기자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교섭 타결에 따른 약 3000억원 상당의 성과·격려금에 이어 220여억원 규모의 긴급 군민지원금까지 지역 사회에 풀리면서 조선업 침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으로 장기 불황에 빠졌던 울산지역에 화색이 돌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휴가철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은 19일 오전 9시부터 각 읍면별 현장 배부처 등에서 군민들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씩의 긴급 군민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급대상은 19일 새벽 0시 기준 울주군에 주소지를 둔 군민 또는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등으로, 약 22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군은 추산하고 있다. 최근 원포인트 임시회를 통해 군민지원금 예산 223억3000만원을 확보한 상태다. 군민지원금은 10만원이 충전된 농협 선불카드로 지급되며, 업종 제한 없이 군내 모든 가맹점에서 오는 10월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지역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신종코로나 극복을 위한 군민지원금이 지급되는 울주군에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언양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55)씨는 “지난해부터 신종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는 가족 단위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단체 회식까지 거의 사라지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며 “당분간 재난지원금이 풀리다보니 매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울주군이 군민 1인당 10만원씩, 총 220억원 상당의 제1차 긴급 군민지원금을 지급했을 당시 소비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울주군이 군민지원금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빅데이터 분석에서 지원금이 지급된 4월28일 이후부터 정부 긴급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13일 이전까지 군내 소비가 타 지역보다 크게 상승했다. 군민지원금 지급 10일 만에 약 50%(110억원), 5월 말까지 약 90%(197억원)가 사용될 정도로 경기 진작 효과를 거뒀다.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교섭 타결도 지역 경기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협상 타결로 1만6500여명(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레트릭 포함)의 직원들에게 약 3000억원이 지급된다. 조합원 기준으로 1인당 약 1800여만원 상당이다. 성과금, 격려금, 특별금 등은 오는 23일까지, 임금 소급분은 추석 전까지 지급된다.

군민지원금 총액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금액이 일시금으로 풀리다보니 신종코로나 사태와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된 동구지역 뿐 아니라 울산 전역으로 경기 활성화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