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북구 강동동 택시승강장 두고 주민·기사 힘겨루기

2021-07-20     이우사 기자

울산 북구 강동동 내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학교와 아파트 인근 도로가 사실상 택시승강장으로 전락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시가 강동지역 내 택시승강장 설치를 추진했지만 택시기사들과 아파트 입주민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19일 찾은 강동고등학교 인근의 도로에는 택시들이 줄지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강동초·중·고등학교와 아파트 대단지가 위치해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되고 있는 구간이다. 택시기사들은 2차선 도로가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임에도 이곳을 임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정차된 택시로 등하교 및 출퇴근 시간에 차량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택시기사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고 흡연을 한다는 등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한 주민은 “평소에도 택시가 3~4대 가량 정차돼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도 택시승강장이 없어 불편함을 느낀다”며 “그러나 택시 기사들이 마스크를 끼지 않고 담배를 피거나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택시승강장 설치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동콜택시협회와 택시기사들은 현재 강동동에 택시승강장이 없어 불법인걸 알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정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콜택시협회 관계자는 “4년 전부터 울산시와 북구에 택시승강장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는데 여전히 설치되지 않고 있다”며 “원래 산하지역에 택시승강장이 한곳 정도는 있어야한다. 대안을 내놓고 내쫓아야지 무작정 이곳에 정차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울산시는 강동동에 택시승강장을 마련하기 위해 올 초 후보지 2곳을 정해 수요조사를 진행했으나, 아파트 입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택시승강장이 마련되면 택시 기사들이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버리는 등 주변환경상 좋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택시승강장 설치에는 찬성하지만 본인들 집 근처에는 설치하지 말아달라는 님비현상과 젊은 세대들의 카카오택시 선호로 바뀐 택시 문화가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권지혜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