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수욕장 야간 음주·취식행위 금지 계도 첫날 가보니…

2021-07-26     차형석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가운데 울산지역에서도 지난 24일부터 해수욕장에서 야간 음주와 취식행위를 금지하는 행정조치가 발령됐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방역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단속 중에도 술판과 취식행위가 이뤄져 강력한 지도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9시30분께 찾은 동구 일산해수욕장. 해수욕장 입구에는 야간 음주·취식 금지와 관련한 현수막이 게시돼 있었다. 울산시는 이날부터 야간(오후 7시~익일 오전 6시) 음주·취식 금지 행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이달 30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친 뒤 31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본격 시행된다.

하지만 해수욕장 내 곳곳에서 현장에서 구입하거나 갖고 온 음식을 먹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 술판을 벌이기도 했고, 텐트 안에서 취식하기도 했다.

해변의 나무 의자와 테이블에는 술병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특히 이 곳은 관할 구청에서 저녁시간에 못 들어가도록 줄을 쳐 놓았으나 일부 시민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들어가서 음주 및 취식 행위를 했다.

출입구에서 안심콜, 발열체크, 체온 스티커 등을 관리하는 곳과 불과 7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으나 이를 제재하는 단속직원은 없었다.

또 야간 음주·취식 금지와 관련해 진행하는 방송을 알아듣지 못한 외국인들이 단속하는 직원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동구 관계자는 “7곳의 통로를 막고 방문객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난 후인 저녁 11시부터는 관리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추가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오후 7시께 방문한 울주군 진하해수욕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욱이 진하해수욕장 입구에는 여름파출소가 운영되고 있었으나, 저녁시간 안심콜을 관리하는 직원이 따로 배치돼 있지 않아 방역 사각지대가 되고 있었다.

울주군 관계자는 “아직 야간 음주·취사 금지 행정조치가 계도기간이다 보니 시민들에게 홍보가 안된 경우가 많다”며 “방송과 전단지 배부, 현수막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지만 정착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동구와 울주군은 해수욕장에 방역 및 단속 관리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일산해수욕장에는 경찰관 2명을 추가할 예정이며, 진하해수욕장은 26일부터 3개조 7~9명의 인원을 배치키로 했다.

차형석기자·권지혜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