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농가들 “야생동물 때문에 못살아”

2021-07-27     이왕수 기자
울산지역 농가에서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근절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군내 고구마·고추·감자·옥수수 농가 등 9곳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농가 7곳이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두동면의 한 유기농 고구마 농가에선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멧돼지가 출몰해 3800㎡ 규모의 밭을 완전히 파헤치는 일이 발생했다. 온양읍의 한 고추 재배 농가에선 두더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5월 파종했지만 밭 아래 땅굴을 판 두더지가 고추 씨앗까지 먹어치우면서 밭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울주군의 경우 올해에만 6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주고 있다. 9곳의 농가에 총 1300만원을 지급했다. 2020년과 2019년에도 각각 32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거의 대부분 보상금으로 사용했다.

해마다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반복되면서 지역 농가에 철조망, 전기 울타리 등 설치비용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농가의 신청을 받아 최근 3년간 총 1억3000만원을 투입했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1000만원을 들여 야생동물 퇴치를 위한 경광등, 기피제 등도 지원하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지난해의 경우 1000마리에 가까운 멧돼지를 포획했다”며 “그 영향으로 올해에는 피해가 일부 줄어들긴 했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