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힘 인사 영입에 최재형측 “비겁하다” 직격

2021-07-27     김두수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과 당 밖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정면충돌했다.

26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이준석 지도부가 윤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에 공식적으로 참여한 당협위원장들의 징계를 검토키로 하는 등 당 안팎에서도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측은 지난 25일 대변인에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상근 정무특보에 이학재 전 의원, 상근 정무보좌역에 함경우 국민의힘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기획실장에 박민식 전 의원 등을 선임했다.

이에 무엇보다 당내 주자 진영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동안 장외 주자인 윤 전 총장에 당내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내부 분란을 우려한 듯 겉으로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표정관리에 나섰지만, 현직 당협위원장들까지 가세해 세력화에 나서자 쌓였던 갈등이 수면 위로 폭발하는 조짐이다. 당장 해당 당협위원장들에 대한 징계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김종인 배후설’까지 등장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당의 전직 의원과 전·현직 당직자를 대거 영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을 향해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최 전 원장 지지세력으로 분류되는 박대출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입당한 후에 돕든지, 탈당해서 돕고 다시 윤 전 총장과 들어오든지 택일하면 될 일인데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정당정치의 기본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도부조차 ‘친윤’ 대 ‘반윤’ 구도로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전 총장 캠프구성과 관련, “당내 주자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나 시비 논란이 없도록 국민이 납득하는 방향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당협위원장들을 향해 “조급해서는 안 된다. 당의 방침에 따라달라”고 가세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을 우군으로 규정, “세부적으로 방법론이나 일정에 차이가 있더라도 너무 얼굴 붉히지 말고 동지임을 인정하고 돕자”며 에둘러 맞받았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계파로 언급된 분들은 계파적 행동을 자제해서 다시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백해무익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 전 감사원장은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이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 후에 어떤 나라를 만드는가”라고 밝혔다.

윤 전 검찰총장도 국민의힘 입당 의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25일 이준석 대표와의 ‘치맥회동’에서 ‘8월10일 전후’라는 구체적인 입당 시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