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철도생활권의 도래
동해선 복선화 사업으로 울산구간의 일부 역사(驛舍)가 개통됐고, 올해말에는 신설역사가 모두 개통되어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 포항 구간의 전철화가 예정돼 있다. 이에 더해 태화강역에서 송정역(가칭) 구간의 광역철도 연장계획이 확정돼 철도이동의 편의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부산 노포에서 양산 웅상, KTX울산역까지의 광역철도와 김해 진영에서 양산 물금·북정, KTX울산역까지의 광역철도 노선이 확정돼 울산 광역권 지역의 철도교통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도심 트램노선을 구상하고 1, 2단계사업을 계획중임에 따라 도시내 철도 대중교통의 도입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지하철 등 도시철도가 없어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만 있었던 울산에서 교통수단의 선택권이 증가하고 철도역을 중심으로 한 도시공간 기능의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역세권의 공간정책 수립이 필요하게 됐다.
역세권은 역이 갖는 지리적 영향권 및 공간적 범위로 이른 시기부터 지하철이 발달된 타 도시에서는 역세권이 주거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하고, 도시의 상업 및 업무기능의 집적지로 발달돼왔다. 특히 도시철도의 역세권은 출퇴근 및 통근, 통학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이동의 시종점이기 때문에 인구 및 활동이 집중돼 대체로 융복합 기능의 고밀개발이 이뤄졌다. 또 철도 교통수단은 정시성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이용객 유입이 용이하고, 역사 중심으로 타 교통수단간의 환승이 이뤄져 인구와 기능이 집중된다. 뿐만 아니라 역사 건축물 공간을 다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중교통 거점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은 도시내의 매우 주요한 집적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동해선 광역철도의 개통은 부산과의 연계를 향상시켜 영남권 메가시티를 형성하는데 기반이 될 것이며, 이동편의성의 증가는 산업, 문화, 관광, 쇼핑 등 지역자원의 특성을 잘 활용할 경우 지역활성화의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울주군 지역의 동해선 구간의 역사는 울주군 남부권의 생활권 거점으로 인식돼 있는 곳이다. 따라서 역세권 내에 도시 서비스 기능을 집적하고, 인접한 산업자원, 관광자원, 전통시장, 로컬푸드, 문화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정주시설 조성시 새로운 커뮤니티 거점을 형성할 수 있다. 또 현재 운영중인 남창역, 덕하역 이외에 신설 추가된 서생역, 망양역, 선암역의 역세권은 지역자원 특성을 고려해 역세권의 거점기능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계획중인 트램은 이미 개발된 도시지역을 관통하는 교통수단으로,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시내 기능재편과 교통환승체계가 확보될 것이므로 역사를 중심으로 한 도보권의 용도 정비와 밀도관리계획, 보행환경개선계획을 사전에 수립해야 한다. 또 기개발도시지역의 환경변화와 지역재생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역사 인접지역의 정주인구 특성과 도시기능 현황을 고려해 상업, 업무, 교육, 도심산업, 복합문화, 쇼핑, 정주여건 측면에서 역세권 조성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역세권은 역사를 중심으로 한 보행에 기반한 권역임을 고려할 때, 편리하고 쾌적한 도보환경 확보와 녹지축을 연계해 역세권 조성전략에 반영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부산~양산 및 김해~양산으로 이어지는 광역철도 개설시에는 서부권 지역의 공간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신산업육성, R&D 지원, 복합정주기능, 행정중심정책과 연계한 역세권 조성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철도노선의 개설은 도시의 확장 또는 타지역과의 네트워크가 이뤄짐을 의미하고, 연계활성화에 따라 인구 및 기능의 집적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므로 철도와 역사의 개통 시기에 맞춰 역세권 조성방향과 전략을 수립해 철도 대중교통수단 확대를 지역활성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