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아우돌프 정원’ 국화원에 조성 가능성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내 ‘아우돌프 정원’ 입지 선정 논란(본보 7월16일자 1면)과 관련, 울산시가 정원 위치를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울산시는 대안으로 제시한 초화원을 고집하지 않고 피트 아우돌프 측과 협의해 국화원 등 최적의 입지를 선정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세계적 정원디자이너인 피트 아우돌프를 초청, 태화강국가정원 내 2만㎡부지에 ‘아우돌프의 정원’을 조성, 랜드마크로 삼기로 했다. 시와 아우돌프는 올해초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10월 울산에서 열리는 ‘2021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전에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상지 선정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해 작업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아우돌프측 협업자가 태화강 국가정원을 방문해 장소를 국화원 일원으로 선정하고 1차마스터플랜을 제시했으나, 시가 국화원 대신 초화원으로 대상지로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시는 국화원이 가을철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곳인 만큼 이를 갈아엎고 새로운 정원을 조성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다. 아우돌프 측은 장소 변경을 일단 수락한 뒤 초화원 부지를 1.2m 수준으로 성토해 달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작업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그런데, 시가 입지 선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방침을 선회했다. 이미 아우돌프 측 관계자가 울산을 찾아 입지를 선정한 뒤 마스터플랜까지 수립한 상황에서 장소를 변경한 것은 세계적인 대가를 홀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여론이 일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
시기상 연내에 아우돌프 정원을 조성할 수 없는 만큼 일단 올해 국화축제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국화원 내 국화의 이식 시기가 다가왔다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올해 축제를 마친 뒤 국화원을 다른 장소로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시는 아우돌프가 9월 중 입국해 울산을 찾으면 본인과 협의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국이 어려우면 화상회의를 통해 비대면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화원으로 입지를 확정한 것은 아니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아우돌프 측과 협의한 뒤 요청에 따라 입지 선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