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공감’ 현대차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종합)

2021-07-29     차형석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3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했다.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반도체 수급 차질 등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여전하다는데 노사가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3년 연속 무분규는 2009~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8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4만2745명(투표율 88.07%)이 참여해 2만4091명(56.36%)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노사는 지난 20일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급 인상 규모는 2015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사측은 “임금인상 및 성과금 규모는 전년도 경영 실적과 올해 경영 환경을 토대로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또 국내 공장과 연구소 중심으로 신산업을 대비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내용의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도 체결했다.

이번 타결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일부 공장 라인이 멈추는 등 위기가 여전한 것에 노조가 공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종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했다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단협 조인식은 29일 울산공장에서 열린다. 올해 임단협이 무분규로 마무리됐지만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성률이 56%대에 그친 점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정년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한 일부 강성 현장 조직과 함께 MZ세대(198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한 사무·연구직 직원들은 성과 보상보다는 고용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에 불만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임단협 타결과 관련 담화문을 내고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끌어낸 현대차 노사 모두에게 울산시민을 대표해서 감사드린다”고 환영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갈등보다 상생을 택한 현대차 노사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