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울산에 산다]온산 다문화가정 중국대표로 여성축구단 주전선수로 맹활약
2021-08-02 이우사 기자
조춘매씨는 “남편과 가정을 이루면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낯설지만 경제적으로 노력한 만큼 댓가를 받을 수 있는 한국행을 결정했다. 당시에 환율도 한국에서 직장을 얻는 것이 훨씬 유리했다”며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줄 알았지만 조선족 억양이 북한 쪽에 가까운데다 한국에서는 외래어를 많이 사용해서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처음 한국생활을 시작한 조씨는 이후 남편이 울산의 조선소에 취업하면서 10년 넘게 울산에서 생활중이다. 결혼 후 아들과 딸을 잇따라 출산하면서 한동안 육아에 매진하던 그는 둘째에게 모유 수유를 하면서도 네일 자격증을 따 경제생활을 시작했다.
한동안 출장 네일을 하던 조씨는 6년 전 동네의 부동산사무실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공인중개사 일을 시작했다. 공인중개사 일이 적성에 맞았던 조씨는 단골도 생기고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면서 자신의 사무실을 열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이 늘어난 조씨는 현재 온산지역 다문화가정 지원단체인 다누리협의회에서 중국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만큼 한국말을 잘 못하는 세입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현장에 나가 통역을 하는 등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조씨는 “온산지역에 외국사람 중에서도 중국사람이 많다 보니 다누리협의회에서 중국 대표는 총 5명이 활동중이다”며 “통역과 함께 최근에는 울주군 재난지원금 지급받는 것을 도와주는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3년 전부터는 온산여자축구단과 울주군여성축구단의 첫 외국인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조씨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외국인 멤버가 총 3명으로 늘어났으며, 그는 여성축구단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조씨는 “중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육상대표를 하는 등 운동을 좋아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축구를 좋아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여성축구단에 입단해 군 대표로도 나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경기를 많이 못하는 것이 아쉽다. 앞으로도 축구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 등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