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백신프로젝트-100인의 인터뷰]“코로나 위기 대응 미술인 구심점, 울산미협 역량 높이기에 집중”
김봉석 회장은 지난해 1월 울산미협 회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곧바로 코로나가 닥쳤다. 지난 1년여 동안 어떻게 울산미협을 꾸려왔는지 궁금했다.
“코로나 이후 전시(미술)행사는 호황을 맞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지역미술은 그렇지 않다. 지역작가들이 타시도 갤러리나 아트페어에 참가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나마 ‘글로컬아트마켓’(장생포문화창고)을 추진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다만, 첫회 행사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운영진과 참여작가들이 경험을 쌓았으니 내년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
연말에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지역 미술인이자 미술인단체 회장으로서 특별한 기대감을 갖고 있을 것 같았다.
“시립미술관은 지역미술이 두세단계 점프업 할 수 있는 발판이다. 초대 미술관장이 ‘미래형 미술관’이라고 표현했던데, 맞는 말이다. 비전을 제시하는 소장품과 특별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전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미술관이 되면 안된다. 지역미술과 도시문화를 돌아보고 지역문화의 역사성, 정체성을 세우는 작업도 중요하다.”
시립미술관 개관에 앞서 울산지역 근대미술사를 정리하는 연구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줬다.
“근대울산미술 1세대, 작고 미술인 등 우리가 몰랐던 분들이 새롭게 조명받는다면, 결과적으로 울산미술이 확장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만, 수도권의 시각만으로 울산의 근대미술사를 재단하는 건 곤란하다. 반드시 우리의 지역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회장은 지역미술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로 ‘울산아트페어’를 거론해 온 사람이다. 최근 부산 민간기획사가 울산전시컨벤션에서 울산아트페어(12월)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지역미술이 활성되려면, 작가들이 열심히 창작하는 것 이상으로 작품을 팔 수있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그런데 울산은 그렇지 못하다. 아트페어가 필요하다고 했던건, 지역작가를 대외에 소개하는 플랫폼으로서 아트페어가 가장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연말에 열릴 아트페어가 그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관련 정보가 너무 없어 일단은 관망 중이다. ”
그는 ‘할 말이 많은’ 예술가다. 지역문화의 부족함을 채우려니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괄괄한 성격도 한몫 거든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문화도시 울산을 만든다고 한다. 우리 예술가들이 도구로만 쓰이지말고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미협은 그 일을 앞장서서 대신 해 주는 조직이다. 그런데 요즘은 ‘협회’와 별개로 개인활동하는 젊은작가가 많다. 예술가의 권익신장을 위한 모임이 정작 예술가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다. 조직역량을 키우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우리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