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미래형 교통수단 개발사업 빨간불

2021-08-03     이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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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미래형 교통수단 기술 개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 부처가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따라 관련 사업비를 내년도 국비에 반영하지 않음에 따라 신교통수단 선제 대응에 차질이 우려된다.

2일 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시가 신청한 지상·항공 겸용 이동수단(GAM, Ground & Air Modular Mobility)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사업에 대해 아직 내년도 국비를 반영하지 않았다.

시가 신교통수단 개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추진중인 GAM은 자율 주행 자동차와 무인 비행체가 결합된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미래형 비행차를 일컫는다. 시는 지상 운송수단 포화 상태를 감안해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490억원 규모로 국비 290억원과 시비 2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내년도 사업 착수를 위해 국비 50억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주관 부처인 산업부는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차체와 비행체의 합체 기술이 필수인데 아직 사업화에 나서기에는 관련 기술이 부족해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며 내년도 예산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역시 산업부 의견을 존중해 국비 편성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내년도 국비를 확보해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시는 올해 3월께 산업부를 접촉하는 등 시기적으로 사업 추진이 늦었던 만큼 올해 국비 확보에 실패할 경우 사업을 보다 구체화해 내년에 다시 산업부를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고층화재 진압용 UAM 개발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UAM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를 말한다. 활주로가 없는 도심에 적합한 신교통수단이다. 시는 이를 활용해 고층 화재 진압용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진입하기 전 단계로 UAM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기부에 국비 편성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기부는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전국적으로 고층 화재에 대응할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국비를 반영하지 않았다. GAM가 마찬가지로 현재 기술력에 비해 너무 앞서나가는 사업이라는 지적도 함께 했다.

이에 시는 정부의 K-UAM 기술 로드맵에 따라 사업을 세분화해 내년도 UAM 분야별 국비 공모에 재도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울산시 관계자는 “GAM과 UAM 사업은 자동차 도시 울산의 미래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올해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한 뒤 실패할 경우 사업 구조를 변경해 내년에 다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