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습 폭우 잦은 울산…현황파악과 안전매뉴얼 마련해야

2021-08-04     정명숙 기자
울산에도 국지성 기습폭우가 잦아졌다. 날씨 예측이 어려워진 만큼 대비도 쉽지 않다. 8월 중순까지는 우리나라를 덮치는 태풍은 없을 것이란 예보가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예측불허의 기습폭우로 인한 위험 요소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 태풍은 지난달에 3개가 생성됐으나 다행히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하나도 없다. 현재 대만 동쪽과 일본 남쪽, 태평양 인근에 열대 소용돌이 3개 정도가 보이고 있으나 이 소용돌이가 태풍으로 발달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2~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큰 피해 보다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국지성 기습폭우에 대한 대비가 더 시급하다.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 따르면 제주시 초천읍 선흘지역에 지난달 31일 낮 12시19분부터 1시18분까지 1시간동안 내린 비가 무려 125㎜나 됐다. 이날 하루동안 선흘지역에 내린 비는 207㎜이다. 제주시 건입동 역시 시간당 강수량이 최고 99.2㎜까지 관측됐다. 울산에서도 지난 1일 북구 일부 지역에서만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다. 2일에는 남구 일부 지역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기습폭우가 제주도만의 일은 아닌 것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기습폭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라며 올 여름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적어도 지난해 발생한 태풍지역의 복구만이라도 제때 이뤄져 다음해까지 그 피해가 연장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태풍으로 인한 피해지역의 복구가 완전히 되지 않아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발생지역은 28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4곳은 아직 피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았다. 울산시가 조사한 장마철 인명피해 우려지역은 97곳이고 침수우려 취약도로도 36곳에 이른다. 취약지역에 예측불허의 기습폭우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2016년 9월 태풍 차바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경험한 울산시민들은 여름철만 되면 폭우에 대한 공포심이 엄습해오기 마련이다. 울산시도 태풍 피해를 경험한 만큼 기상상황에 따른 재난안전대책을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예비특보가 발령되면 시와 5개 구·군별로 재난안전대책 본부가 가동되고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들어간다고 한다. 올해는 장마나 태풍이 아니라 기습폭우가 더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기습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침수 피해 대책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기습폭우는 갑작스런 도로 침수로 운전자를 당황하게 해서 인명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습폭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안전매뉴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