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출몰 멧돼지 80대 할머니 공격
온양 중고산마을 주택에 출몰
복부 등 찰과상 입고 병원 후송
내황교 아래서도 발견 못찾아
최근 태화강변·태화로터리 등
잇따라 출몰…시민 불안 고조
2019-09-26 이춘봉
26일 오전 6시50분께 울주군 온양읍 중고산마을의 한 주택 마당에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나 마당으로 나온 A(여·81)씨를 공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멧돼지는 A씨의 배 부위를 들이받고 뒷산 쪽으로 도망갔고, 배와 팔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은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A씨를 이송한 뒤 멧돼지 포획에 나섰다가 A씨 집과 약 15m 떨어진 개천에서 150㎏짜리 멧돼지 사체를 발견했다.
같은 날 오후 4시44분께 중구 반구동 내황교 아래에서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경찰과 소방, 관할 지자체인 중구는 엽사 등을 동원해 함께 일대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하루 전인 25일에도 오후 5시10분부터 오후 9시16분까지 남구 삼산동 태화강변에서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4차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남구 유해조수기동포획단이 일대를 수색했지만, 멧돼지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지난 17일 새벽 남구 태화로터리 인근에서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 삼산동을 거쳐 태화강 둔치로 도주한지 불과 9일 만에 멧돼지가 잇따라 도심과 주택가에 출몰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9월 현재 울산지역 5개 구·군에 신고된 멧돼지 출몰 건수는 976건으로 지난해 전체 884건을 이미 넘어섰다.
산지가 많은 울주군과 북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2017년 동구에서 멧돼지가 나타나 택시와 승용차를 들이받고 도주한 사례처럼 도심지 출몰 건수도 급증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문제는 포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기동포획단이 출동하지만 이미 사라진 경우가 많아 포획 건수는 출몰 건수의 18.5%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개체수가 증가하는 반면 먹이가 부족해 도심지를 향하는 멧돼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신고 및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방역 당국은 26일 발견된 멧돼지 사체에서 별다른 외상이 보이지 않아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여부를 의심하고 임상검사와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 두개골 파열이 사인으로 제시됐고, 돼지열병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멧돼지가 A씨를 공격한 뒤 인근을 돌아다니다가 바위 등에 머리 부분을 부딪혔거나 개천으로 떨어지면서 상처를 입어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