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매순간 의심하며 정진…울산 전국체전서도 기량 뽐낼것”

2021-08-04     정세홍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할 수 있다”를 되뇌이며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박상영(26·울산시청)이 도쿄올림픽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는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는 3분간 무려 14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고, 중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동점 상황에서 경기대(피스트)에 올라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다. 다음은 환영식을 위해 울산을 찾은 박상영 선수와 일문일답.

-이번 올림픽은 신종코로나 때문에 준비하는데 더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 어떤 각오로 준비하고 대회에 임했나.

“지난 리우올림픽때는 첫 올림픽 출전이기도 했고, 제가 올림픽에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설레고 즐거웠다. 리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부담감을 많이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리우때도 4점차이가 엄청 큰 점수차긴 하지만 포기만 하지 않으면 역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확신은 없었다. 그때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는 경기를 즐기기보다 흡사 전쟁을 준비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계속 의심하고, 가다듬고, 또 생각하는 그런 과정의 연속이었다.”

-개인전에서는 아쉬운 결과가 있었지만 단체전에서는 값진 메달을 따냈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따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전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뭔가 잘 안맞았던 것 같다. 단체전에서는 반대로 다 잘맞아 빛을 발했던 것 같다. 마음가짐은 똑같았다.”



-스위스와 8강부터 중국과 동메달 결정전까지 모두 마지막라운드 경기대에 섰다. 부담감은 없었나

“매우 부담이 많이 됐었다. 이미 경기 흐름이 넘어간 상태였고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했다. 그저 한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다보니 역전이 됐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동메달 결정전 마지막라운드 교체하면서 권영준 선수와 얘기하는 장면이 잡혔다. 뭐라고 했나

“동점 상황에서 넘겨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했다. 동료들이 부담을 덜어줘서 개인적으로는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메달이 확정됐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아무래도 같이 대표팀 있으면서 훈련했던 장태석 감독님, 울산시청 선배 김상민 형, 시청 소속 같이 훈련하는 선수들이었다. 제가 힘들 때 옆에 있어줬던 동료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고 힘이 많이 됐다.”



-내년 울산 전국체전 준비는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 내년에 울산에서 전국체전이 열리는데 지금까지 갖고 있는 것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해나가려고 한다.”



-환영식에 후배 선수들도 많이 왔다. 후배들과 한마디해준다면

“펜싱을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욕심내다보면 큰 좌절이 왔을 때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펜싱 자체를 좋아하다보면 그런 순간은 지나간 뒤 하나의 해프닝으로 남는다.



-시민들에게도 한마디

“올림픽에도 일반 국제시합에 나오는 선수들이 다 나온다. 올림픽이라고 다른 건 하나도 없다. 일반 국제시합도 올림픽만큼 박진감 넘치고 재밌는 경기들이 펼쳐진다. 하지만 중계 등 시스템 상 국민들이 보기 힘들다보니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펜싱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 우리 선수들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