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관광도시 동구로 가는 기회를 잡자

2021-08-06     경상일보

이번 여름 울산 동구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동구의 첫 대규모 상업 관광시설이자 울산 최초의 출렁다리인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때문인데, 지난달 15일 개방한 이후 불과 11일만에 입장객이 1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다.

많은 이용객이 몰려 낙수효과로 주변 상권 등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시기가 겹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출렁다리 개통식이 있었던 지난달 15일에는 전국적으로 16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에는 동구지역 어린이집 관련 12명의 확진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개통식을 여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았다.

매일 수천명의 이용객이 몰리는 탓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원들의 방역수칙 준수에도 불구하고, 음료나 간단한 간식을 먹느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종종 목격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역과 일상생활 간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적절한 수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개개인마다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게 이상적인 그림이다.

코로나19 시대의 관광도 마찬가지다. 출렁다리 운영을 맡은 동구는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와 관광 활성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안전거리 유지를 위해 예약제, 인원제한 등 관광객을 분산하는 방안을 활용하고, 줄서기 간격 조정과 관람동선 관리 등을 현장에서 관광객이 밀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균형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여행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지금이 ‘조선업 도시’ 동구에서 벗어나 ‘관광 도시’ 동구로 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재 여행 트렌드를 살펴보면 해외를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선 여객 이용자 수는 총 154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상반기 이용자 수(1600만명)와 유사한 수준이다. 올해 3월과 5월은 2019년 같은달 보다 오히려 국내선 여객 이용자가 많았는데, 특히 올해 5월 국내선 이용객 수는 국토부가 월간 통계를 작성한 1997년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또 정형화되어 있던 국내 여행의 개념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내 관광 흐름 전망’을 보면 기존 수도권 중심의 유명관광지보다 붐비지 않으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국내 섬 지역, 지방 소도시 등 색다른 여행지에 대한 언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들 사이에 새로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관광산업의 걸음마 단계인 동구도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새로운 국내관광 명소로 도약할 수 있다는 시기다. 1만5000그루의 아름드리 해송과 동해바다와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대왕암공원’,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면 거문고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슬도’, 몽돌이나 자갈이 파도에 쓸려서 굴러다니며 서로 부딪혀 자장가 같은 소리를 내는 ‘몽돌해변’ 등 코로나 시대 여행과 딱 맞는 천혜의 자연 환경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출렁다리 개통 초반 미흡했던 운영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시대 여행의 기본인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관광객들은 동구를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출렁다리로 몰려든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다른 관광시설과에 대한 방역 수칙 준수도 철저히 하는 등 동구가 안전한 관광지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관광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수종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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