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선천성 폐질환 두살배기 홀로 책임진 엄마
시현(가명·2)이네는 한부모가구다. 시현이 엄마는 결혼하지 않고 홀로 시현이를 낳았다. 시현이를 가졌을 당시 남자친구였던 시현이 아빠가 아이 낳기를 원하지 않자, 시현이 엄마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시현이 아빠와 연락을 끊고 홀로 출산했다. 시현이 엄마는 가족이나 지인 등 주변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 홀로 배가 불러오는 상황을 감내했다고 회상했다.
시현이 엄마는 식당 아르바이트 등 홀로서기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출산 전 검사에서 시현이 폐에 혹이 보인 것이다. 급히 대학병원으로 전원조치됐고 그곳에서 시현이를 낳았다.
시현이 출산 후 일년여가 지났지만 엄마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시현이가 정기검진에서 폐격리증 진단을 받았기 때문. 폐격리증은 폐분리증이라고도 불리는 선천성 폐 질환으로 호흡기계 발생 과정의 이상으로 기능이 없는 폐 조직이 형성되고 체동맥으로부터 비정상적인 혈액 공급을 받는 기형이다.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시현이는 나이가 어려 수술이나 치료가 쉽지 않다. 지속적인 건강관리는 물론 합병증 예방을 위해 정기적 검진과 진료가 필요하지만 시현이네는 당장 오갈 곳도, 가진 돈도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시현이 엄마는 출산 이후 아동 양육과 건강관리에 전념하느라 근로활동을 할 수 없었다. 여기에 시현이는 기존 진료받던 대학병원에서 타 지역에 위치한 상급병원까지 이용하면서 경제적 부담은 물론 시현이 엄마 홀로 감내해야 하는 사회적 부담, 불안정한 주거환경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시현이 엄마는 그동안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아둔 돈마저 출산과 아동 양육으로 모두 소진했고 빚까지 지게 됐다. 결국 시현이 엄마는 주변 관공서를 찾아 드림스타트에 도움을 요청했다. 시현이네는 위와 같은 상황이 반영돼 최근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책정됐다. 매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를 수급받게 되며 당장 생활비 걱정은 덜었으나 이번엔 두 식구가 거처할 공간이 문제였다.
시현이네의 위급한 상황이 알려지며 LH 긴급주거에 무상입주하게 됐지만, 이는 임시거주지로 최대 6개월까지만 거주할 수 있다. 곧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인데 시현이 엄마는 홀로 아이를 돌보며 이사를 알아보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시현이네 가족이 사는 긴급주거는 원룸형 주택으로 주거 공간이 협소하고 내부도 다소 노후됐다. 특히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시현이에게는 이러한 주거환경이 위험 요소로 작용해 안전한 주거환경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현이 엄마는 주변의 도움으로 한부모가정도 가능한 LH 매입임대 주택을 신청했고, 최근 지원대상자로 선정됐다. 시현이 가족이 선정된 LH 매입임대 주택은 방 2개로 전용면적 50여㎡다. 현재 살고있는 임시거주지보다 실내공간이 쾌적하고 안정적일 것이라 예상하지만, 당장 보증금을 마련할 돈도 없고 이사비나 가구를 마련할 방법도 없어 걱정이 앞선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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