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실용학문과 일자리

2021-08-12     경상일보

울산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며 나누는 이야기 중 인구가 줄어 울산이 광역시의 역할을 지탱해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들이 제기되곤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짚고 싶은 것이 울산의 실용학문 교육기관 부족과 청년 일자리 육성 기관 부족이다. 울산은 그 동안 산업현장의 소리와 실무에 대한 경제 흐름만을 이야기했다고 할까?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되고도 대학이 4개밖에 안된다.

울산은 조선경기 악화와 코로나19 등이 겹쳐 산업의 위력이 많이 약화됐다. 그러다보니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고 도시의 활력은 떨어지고 있다. 부산, 대구 광역시도 경제 흐름이 결코 좋은 도시가 아니다. 그렇지만 대학의 수는 울산과 비교가 안될 만큼 많다. 이제는 대학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전문대, 4년제를 포함해 4개의 대학만이 존재한다. 취업을 앞두고 있을 가장 중요한 경제의 주역인 청년들을 타도시에 빼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 나 또한 울산이 아닌 부산의 영산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 왕복 2시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움직이고 있다. 만약 학교만을 생각한다면 부산으로 이사를 가지 않았을까? 울산에는 대학이 없고 실용 학문에 대한 강의 공간이 없기에 강의자와 학생들은 전공을 위해 타지역으로 이동을 해야 하고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이전의 대학은 인문학에 대한 이론적 확립에 기반했다면 지금은 실용학문을 더 심도있게 배우고자 대학을 찾는다. 따라서 취업과 연계가 바로 되는 학과만이 살아남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전국에 대학을 없애는 추세라는 이유로 울산에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무리수가 있지 않겠냐는 말들을 하고 있다.

아무리 학생이 줄어들어도 미래를 위한 인재양성은 지속돼야 한다. 학생수가 줄었다고 고민하기보다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생각해볼 만하다. 한 명의 학생을 한 명의 선생님이 가르치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한 명의 학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다.

울산 청년들의 심도 있는 교육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단순히 기술만 배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론과 기능을 함께 익힐 수 있는 대학교의 설립과 학과 개편이 필요하다. 대학교와 일자리는 불가분의 관계다. 울산시도 이 점을 명심해 울산의 경제를 이끌어가기를 바란다.

김경란 영산대학교 대학원 미용건강학과 초빙교수·미용예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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