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골목 사장님의 한숨
하루에만 50명이 넘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울산지역 내 확진자 증가세가 가팔라지자, 울산시는 현행 단계를 유지하면서 방역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1년 넘게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가득하다. 직원 인건비는 커녕 임대료 감당도 안돼 가게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알아 봐야 한다고 토로한다.
각종 세금과 공과금,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이 많은 자영업자의 경우 경기 침체기에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장사가 아무리 잘되는 곳이라도 인원·영업시간 제한 등 고강도의 방역조치가 지속된다면 버텨내기 힘들 것이다. 이제 영세업자들에게 남은 것은 그야말로 빚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월말(700조원)보다 131조8000억원이 불어났다. 자영업자들이 어쩔 수 없이 ‘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소사공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다. 여기에 5차 추경도 확정되면서 이전보다 더 큰 지원금이 하반기 지급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불만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집합금지 명령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손해를 입었지만, 증빙 부족이나 기준 모호로 지원금을 받지 못한 이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분명 적잔데 왜 못받지’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등 재난지원금을 받은 이들과 못 받은 이들의 희비가 극명하다.
중구 성남동에서 네일샵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재난지원금은 구경도 못했다. 그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기준이 너무 모호하고 객관성이 떨어진다”며 격분했다.
잠시 불만을 잠재우겠다고 재난지원금 규모와 횟수만 늘리는 것은 또 다른 분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누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고, 사각지대는 없는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피는 등 소상공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석현주 경제부 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