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울산이 최적지다

2021-08-17     이재명 기자
울산시가 오는 2024년 개관을 목표로 ‘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건립을 추진한다. 울산시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부터 다음달까지 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 기간은 다음달까지로 정해져 있지만 빠르면 이달 말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시는 수소도시라는 강점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정부를 설득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탄소중립은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는 등 전 세계의 화두가 됐다.

정부는 지난 3월 제16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을 확정한 바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행동 실천 항목은 ‘에너지 전환’ ‘저탄소 산업화’ ‘미래 모빌리티’ ‘순환 경제’ ‘탄소 흡수 숲’ 등 5가지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저탄소 산업화’는 과학기술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천항목이다. 울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수소도시로, 에너지 전환의 선두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울산시가 유치하려는 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은 에너지 도시 울산의 상징적인 시설이 될 수 있다. 이 전문과학관이 울산에 들어선다면 울산은 산업도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탄소중립 과학도시로 비약할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최대의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울산이 모범적으로 탄소를 감축시키고 수소에너지를 전국에 확산할 경우 전문과학관은 탄소중립의 메카 역할을 수 있을 것이다.

전문과학관의 유치가 결정되면 시는 오는 2024년까지 울산대공원 내 1만2000㎡ 부지에 국비 245억원, 시비 105억원 등 총 350억원을 투입해 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 곳에는 수소에너지도시, 탄소중립미래기술, 미래모빌리티 등의 체험시설을 구상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정부 공모에서 수소와 게놈을 주제로 한 국내 6번째 국립과학관 유치를 추진했지만 생명·의료 전문과학관을 내세운 강원도 원주에 밀려 유치전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울산은 수소트램 도입 추진, 수소선박 및 충전소 건립 등 수소산업 선도도시로 꼽힌다.

전문과학관 유치는 울산시의 힘만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시민들과 지역출신 정치권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해 꼭 울산으로 확정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