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기 없는 철새홍보관, 대책은 있나

2021-08-17     이재명 기자
철새홍보관은 2019년 12월23일 남구 삼호동 와와공원 자리에 문을 열었다. 국내 유일의 이 홍보관은 국가정원과 연계돼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의 대명사였던 울산의 이미지를 청정도시로 바꾸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이 홍보관이 개관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도 좀처럼 소기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방문객은 오히려 대폭 줄어들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홍보관을 둘러본 방문객들은 이구동성으로 “볼 게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좀 더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남구에 따르면 철새홍보관은 지난 2019년 12월 개관 이후 방문객이 주중 평균 56명, 주말 152명 가량 찾아오다가 올해는 33명(41%↓), 126명(17%↓)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방문객을 보면 4598명으로 전년(1만419명) 대비 무려 55.8%나 급감했다. 코로나19는 지난해에도 유행했고, 올해도 유행했는데 홍보관 방문객이 절반으로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현장에 있었다. 지난 15일 철새홍보관에는 휴일을 맞아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 20여명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었다. 입구에서 발열체크 등을 한 뒤 관람을 했는데 대부분 관람시간이 30분을 넘기지 않았다. 3층 5D영상관과 VR체험관은 유료로 운영되고 있어 어린 자녀를 둔 방문객을 제외하고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실질적으로 방문객들이 무료로 이용하고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은 2층 철새전시관과 5층 전망대 뿐이었다. 방문객들은 “공휴일을 맞아 가족들끼리 철새홍보관을 찾았는데 볼거리가 부족해 아쉬웠다”고 했다.

볼거리가 없기로는 태화강방문자센터도 마찬가지다. 기껏 2층까지 올라가 시설을 둘러보지만 철새 사진과 어류사진 몇십장만 붙어 있을 뿐이다. 태화강 방문자센터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시설이지만 방문객들이 만족했다는 후문은 들어보지 못했다.

지난 5월 환경부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이 태화강 57.59㎢ 구역을 ‘국제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Flyway network site)’에 올린다고 울산시가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7번째라는 뒤늦은 등재이기는 하나 서해안이 아닌 동해안의 하천 습지에다가 인구 100만 이상 도심 하천으로는 처음이라 의미가 각별하다. 철새는 매년 날아드는데 철새홍보관에는 볼 게 없다고 하니 큰일이다. 콘텐츠와 프로그램 등 많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