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구 주민의 염원 ‘염포산 터널 무료화’

2021-08-17     김가람 기자

울산 동구가 조금이라도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염포산 터널 무료화 등 지원이 절실하다. 최근 동구로 들어가기 위한 주요 교통관문인 염포산 터널을 두고 무료화 요구가 들끓고 있다.

염포산 터널은 동구 염포동과 전하동을 통과하는 터널이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돼 사업시행자인 하버브릿지가 소형차 기준 500원의 통행료를 받고 있다. 기간은 2045년까지 30년간이다.

지난 2015년 염포산 터널이 개통되면서 동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울산지역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닌, 지역 내에서 이동할 때 통행요금을 부과한다는 것에 시민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동구주민 뿐만 아니라 동구로 출퇴근하는 울산시민 모두가 염포산 통행료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에 개통 이후 지속적으로 통행료 무료화 목소리가 있었지만 매번 좌절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다시 염포산 터널 통행료를 무료화해 달라는 주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울산 동구지역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염포산 터널은 동네 입구 같은 역할”이라면서 “이곳을 출입하는데 500원에서 1000원까지 내야하니 오죽하면 ‘동구에 사는 죄값’이라고 체념하는 주민도 있다”고 무료화를 촉구하며 현재까지 서명운동과 피켓운동을 벌이고 있다. 관련해 이달 10일 김미형 시의원이 염포산 터널 무료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서면질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울산시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시가 관리·운영권을 인수할 경우 약 3100억원의 인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며, 무료화 이후 염포산 터널 통행량 집중 등의 문제점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주민들의 요구는 따져보면 울산시가 염포산 터널을 인수하라는 게 아닌, 50억원을 지원해 전체 통행차량만 무료화해 달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동구는 조선업 장기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와 산업위기를 겪고 있다. 아울러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등 동구에 관광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관광객들에게 통행료를 내라고 하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동구 주민들의 숙원인 염포산 터널 통행료 무료화가 과연 이뤄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가람 사회부 기자grk21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