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언론중재법 30일 결판…정면충돌 전운

2021-08-26     김두수 기자
범여권 주도로 국회법제사법위원회 통과를 강행해온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25일 본회의 강행처리 직전 30일까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4시 야당의 반발 속에 법사위를 통과시켰고,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이날 오후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지 않는 대신, 국민의힘 등 야권과 협상을 시도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협상결과 오는 30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했던 법안과 인사에 관한 안건을 30일 본회의에서 모두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일단 25일 본회의는 연기하되 30일 오후 4시에 본회의를 소집해서 밀렸던 안건을 처리하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놓고 팽팽히 대치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언론중재법에 대한 여야 입장 차이는 여전했다”고 했고, 김 원내대표는 “끝까지 우리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촉즉발의 대치를 이어온 여야는 일단 전선을 한발씩 뒤로 물리며 전열을 재정비했으나 현재로선 절충의 여지가 없어 보여 폭풍전야 상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본회의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국회법상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국민의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의 8월 임시국회 처리 의지를 재차 밝히며 야당을 압박했다. 특히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야당에서 거론하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대비, 전원위원회 카드도 꺼내 들었다. 국회의원 전원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놓고 토론하자는 제안이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여전히 강행 처리를 예고하고 있다며 총력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일단 본회의 연기로 시간을 번 만큼, 원내 전열을 재정비하고 동원 가능한 모든 투쟁의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태세다.

특히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등을 통해 본회의 저지에 일단 주력한 뒤 민주당이 끝내 언론중재법을 강행할 경우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양당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필리버스터는 야당이 할 수 있는 의사표현의 최후의 수단이다. 당연히 염두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