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시각]종착역은 ‘위드 코로나’

2021-08-30     전상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몽이 시작된 지 벌써 2년째를 맞고 있다. 처음 코로나 위기가 시작된 2020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사스’나 ‘메르스’처럼 곧 사라질 전염병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암울하게도 현재 코로나 4차 대유행은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시점 대부분 전문가는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각종 변이종이 지속적으로 출현해 독감처럼 해마다 백신을 맞고 치료제를 복용하며 코로나와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실제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음에도 영국과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가 인류와 함께 살아갈 것으로 보고 지금까지 조여왔던 방역 규제를 풀었다. 이어 중증환자 치료와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위드(with) 코로나’ 전략을 시작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더 이상 방역 조치 역시 지속할 수 있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 자체 평가로 성공적이라는 ‘K 방역’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등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내려졌지만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울산도 지난 8월26일 월 누적 확진자가 807명이 됐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월 누적 지역 최다 확진자 기록을 넘긴 것이다. 지금도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 상황으로 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과연 코로나 방역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에 의문이 커진다.

이런 가운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3일 4차 대유행 통제를 최우선으로 두면서 이르면 9월부터 ‘위드 코로나’ 준비와 검토 작업이 공개적으로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구체적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위드 코로나’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추석 전 1차 접종 70% 목표를 달성한 뒤 2차 접종이 완료되는 오는 10월 이후 ‘위드 코로나’ 정책 실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병원 관계자도 백신 접종률 70% 선을 넘어선다면 생활 속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서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위드 코로나’를 조심스럽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재 수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는 ‘위드 코로나’는 의료진·병상 가동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유행 상황부터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다. 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생활치료센터 운영보다는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위중증 환자를 중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가기 위해선 결국 코로나바이러스와 안전한 공존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중증화 진행률과 치명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지 전까지 정부는 ‘부스터 샷’이나 연례 접종을 위한 백신 확보를,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를 생활화하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야 한다. 전상헌 문화부 차장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