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과하게 몰아서 자거나 낮잠 자는 습관 버려야
수면은 우리 건강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뜬 눈으로 지내거나, 잠을 자더라도 자주 깬다든지, 너무 일찍 잠을 자는 경우,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계속 졸린 경우 등이 모두 불면증이다. 불면증은 평소 잠자는 시간이나 습관이 불규칙한 경우 생긴다. 직업적인 영향도 있다. 교대 근무나 당직 근무를 자주 하게 되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또 환경 변화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에도 악화한다. 이 모든 불면증의 원인가 치료 방법에 대해 정환모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불규칙한 생활습관 불면증 유발
불면증이 생기는 가장 큰 요인은 생활 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나친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 수면·기상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다. 최근에서 TV 시청, 휴대전화·컴퓨터 사용을 늦은 시간까지 반복적으로 하면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소방관·군인·경비원 등처럼 근무시간이 불규칙할 경우 쉽게 깊은 잠에 들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이 심해지면 불면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환경적 요인도 있다. 우리 몸은 잠이 들고 나면 정상적인 수면을 위해 저절로 체온조절을 하게 되는데 이 체온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환모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몸에서 열을 방출하는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열을 방출시키기 위해서는 혈관을 확장해 심장을 뛰게 한다”며 “이때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되고, 부교감신경은 기능이 약화하면서 수면이 힘들어진다”고 여름철 불면증의 이유를 설명했다.
◇불면증 심할 땐 수면제 필요
불면증이 심할 경우엔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처방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수면제는 정상적인 수면 상태에 들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잠에 들게 해주기 때문에 피로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또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단기 기억상실, 자살 충동, 몽유병, 환각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내성이 생기기 시작하면 복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 전문의는 “수면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지만, 불면증으로 고통이 심하다면 신경과 등을 찾아 의사와 상담 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 치료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약물치료 이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지만, 인지행동치료도 적절히 사용하면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지행동치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따라 느끼는 감정과 행동 등이 변하는 기본 원리로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즉 환자가 가진 수면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고 스스로 잠을 잘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힘으로 잠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다.
정 전문의는 “최근에는 스마트폰에서 자연의 소리 수면 유도 ASMR 등이나 평온한 소리를 내서 수면 뇌파를 유도하는 방식 등으로 전자기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며 “여기에 수면 전에 반신욕이나 적당한 운동, 따뜻한 우유 마시기 등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수면시간 찾기
불면증이 있다면 커피, 홍차, 코코아, 술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를 위해 위가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깊은 잠을 방해하기에 잠들기 4~5시간 전엔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는 에어컨 등을 켜고 자는 경우도 있다. 처음 잠들기는 좋지만, 냉방병은 물론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기에 시간 설정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최소 30분 이상 운동으로 땀을 빼고 적당한 피로를 주는 것이 불면증 극복에는 도움이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적절한 운동을 찾기 힘들다면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도 좋다.
다만 숙면 4시간 전에는 운동을 피해야 몸이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간다. 운동 후에는 찬물로 샤워하는 것보다 미지근한 물로 씻어야 근육 이완과 혈액 순환을 도와 불면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정 전문의는 “사람의 평균 수면 시간은 6~8시간이라고 하지만 개개인의 체질이 다르듯 수면량도 다르다. 자신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을 찾아 꾸준히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주말에 과다하게 몰아서 잠을 자거나 평소 낮잠을 자는 습관은 불면증을 가져오기 쉽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정 전문의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해가 지는 시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취침 시간이 조금씩 당겨질 수 있지만 총수면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불면증 예방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