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바위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제대로 했나
2021-09-01 이재명 기자
LH는 31일 울주군 범서읍행정복지센터에서 선바위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LH가 작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요약문의 결론 부분에 ‘국민 주거생활의 안정을 유도하는 측면에서 개발계획의 시행은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면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울산선바위 공공주택지구 대책위원회는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개발 계획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결국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진행된 황당한 전략영향평가가 됐다”고 규탄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상위계획을 수립할 때에 환경보전계획과의 부합 여부 확인 및 대안의 설정·분석 등을 통해 환경적 측면에서 해당 계획의 적정성 및 입지의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반드시 객관적이고 공정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은 주택건설을 전제한 상태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민들은 “천연기념물인 독수리나 원앙 등도 관찰됐는데 자료에는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독수리와 원앙이 빠져 있다는 것은 평가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바위지구 공공주택 건설 사업은 지난 4월말 갑자기 발표됐다. 수도권의 주택부족이 심각해지자 고심 끝에 가장 먼저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일대를 공공택지로 개발하겠다고 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수백년 동안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은 이 일대의 자연환경과 동식물 등에 대해 훤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LH가 부실한 평가서를 들고와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하니 어떻게 소통이 되겠나. LH는 주민들과 소통하는 자세부터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