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중구지역 집단감염 동시다발, 코로나19 온상될라

2021-09-02     이재명 기자

울산 중구가 관내 4개동 2만8000여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권고하는 행정조치를 발령했다. 관내 공공시설의 운영도 중단시켰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4개 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9월8일까지 가구당 1명은 진단검사를 꼭 받아달라. 추가 집단감염의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면서 주민들의 협조를 호소했다.

일선 구청이 이처럼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한 것은 중구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코로나19 울산 전체 확진자 248명 중 105명(42.3%)이 중구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중구 목욕탕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인근 동으로 번지면서 학성동에서 12명(11%), 중앙동에서 14명(13%)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중구 7080주점 집단감염과 관련해서는 반구1동에서 17명(16%), 병영1동에서 16명(15%)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구는 추가 집단감염 발생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부터 10일까지 관내 공공시설 운영의 전면 중단도 그 조치의 하나다. 대상시설은 경로당, 복지관 등 노인시설과 어린이집, 문화·관광시설, 체육시설 등 318곳이다. 적잖은 불편이 예상되지만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울산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한 것은 대부분 밀폐·밀집·밀접 3밀 환경에서 기인했다. 지난 31일의 경우 역대 최다인 7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회사 동료들끼리의 골프모임, 장노년층이 주고객인 중구 유흥주점, 중구지역 2개 목욕탕, 대형유통매장 등에서 감염자들이 확산됐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해 무감각해진 상태다. 밀폐공간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은 물론이고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는 일도 다반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전국 신규 확진자는 2025명 늘어 또 다시 2000명대로 치솟았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5번째 2000명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전파력이 더 강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가 전국 곳곳으로 퍼지고 있고,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추석 연휴도 앞두고 있어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중구가 코로나19의 온상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최근 일주일간 울산 전체 확진자 중 42.3%가 중구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심각한 일임에 틀림없다. 개개인 방역수칙 준수는 물론이고 보다 엄정한 방역관리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