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폐선부지에 트램 노선을 제안한다

2021-09-06     경상일보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올해 말 완공 개통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선 부지 활용방안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폐선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수렴마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동해남부선은 부산~울산~포항을 잇는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지난 2016년 부산 부전~일광에 이어 올해 하반기 부산 일광~울산 태화강 등 울산~포항구간이 순차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호계역은 사라진다.

동해남부선 복선화 사업으로 북구는 호계역을 포함해 지난 2007년 사라진 효문역과 경주 경계까지 2개 역 주변을 중심으로 축구장 면적 47배인 33만8000㎡의 폐선부지를 확보하게 된다. 폐선 철도만 총 연장 12.1km에 달한다.

그러면 이 폐선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북구가 무단방치를 막고, 주변 사업과 지역 관광자원과의 연계 등 폐철도 활용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한다지만 필자는 공원화에 치우쳐 있다는 걱정이 들어 새로운 제안을 한다.

필자는 2018년부터 동해남부선 폐선부지(태화강역~효문~송정~호계~중산동 이화) 구간 활용방안으로 고가형 트램노선 신설을 주장해 왔다.

첫째, 기존의 동해남부선 철도가 지난 70년간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과 진동, 동서를 가로막는 교통장애로 피해를 준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폐선부지를 활용한 고가형 트램노선 신설은 앞으로 100년 이상 주민들에게는 교통편익과 지역균형발전으로 과거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으로 보답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전철이나 지하철이 연결되는 지역은 신도시로 발전하고, 신교통수단인 전철이 연결되지 못하면 발전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태화강역~효문~호계~신천~약수~이화 구간의 트램 신설은 호계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울산 북구는 2021년 6월말 기준 인구 21만8000명으로 동구, 중구보다 인구가 많은 울산의 새로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폐선 부지에 포함된 농소 1, 2, 3동, 송정동, 효문동은 인구 18만2000명이 넘는 북구의 중심이다. 폐선부지에 트램노선을 신설하면 최소의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현재의 평면노선을 고가입체형 트램노선으로 신설하고 하부는 연결도로와 주차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셋째, 폐선부지를 활용한 태화강역-효문-송정-호계-신천-이화-모화-입실-불국사-경주역까지 트램노선 연장신설을 해야 한다.

최근 울산광역시는 울산-부산-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 메가시티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메가시티가 될수록 기장, 양산 등 도시연담화와 대도시 쏠림 현상으로 야기될 인구 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정책 대안은 과연 무엇일까?

넷째, 동남권 광역순환철도 건설 사업과 함께 태화강역에서 경주역까지 트램노선 신설 계획을 반영해 줄 것을 촉구한다. 그리하여 부울경 순환형 동남권 도시철도와 함께 울산광역시에서 추진중인 트램건설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되어 수도권에 버금가는 물류혁명의 혜택을 울산광역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 제고와 재도약을 위해서 2016년 6월에 체결한 울산~경주~포항의 해오름 동맹을 더욱 구체화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울산은 신라 문화권을 계승 발전시키고, 포항의 소재와 경주의 부품, 울산의 완제품을 오대양으로 수출하는데 유리하게 된다. 이러한 동맹이 현실화 될 때 울산은 태평양과 북극항로의 전진기지로 성장, 발전해 간다는 것을 믿으며 그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강석구 전 울산 북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