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다시 시작하는 코로나19 학사운영
이번 2학기, 교육부는 학습, 심리, 정서상 결손과 사회성 저하 회복을 위해 등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네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 대부분의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 위주의 학사운영 지침을 발표했다. 실습과 관련된 일부 수업을 제외하고는 비대면 수업이 일반적인 형태라 이번 학기도 학생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고 얼굴을 보는 것은 더 어렵게 되었다.
2년째 이어지는 비대면 수업은 교수와 학생 간의 ‘안면인식 장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나마 현재 3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다행히 1학년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시기라 1년 동안 얼굴을 익힐 수 있었지만 1, 2학년의 경우는 입학부터 교수와 학생들이 다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만났기 때문에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으면 이름과 얼굴이 연결되지 않고 마스크를 써야만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학생들이 더 많다.
지난 1학기는 잠시 코로나 상황이 조금 완화된 덕분에 대면 수업이 어느 정도 병행되어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잠시나마 있었다.
학생들과 상담을 해 보면 학생들은 학교에 어서 가고 싶고 대면 수업이 더 집중이 잘 된다고 말로써 표현은 하지만 실상은 비대면 수업이 그대로 가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동안 적응되고 당연시되는 비대면 수업에 대한 익숙함 그리고 얽매이지 않은 강의 시간으로 아르바이트나 취미활동, 자격증 준비 등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비대면 수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에 관한 최근의 연구에서도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의 좋은 점을 학교를 가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식비, 등하교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고 자신을 위해 다른 무언가를 준비할 수도 있는 개인시간 활용 면에서 비대면 수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수자와 직접 만나는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공유와 의견의 소통이 온라인으로는 불편하고 어려워 질문도 잘 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학습 면에서는 비대면 수업보다 대면 수업이 훨씬 좋다고 답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대면 수업을 병행한 수업에서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비대면 수업보다 더 높았다는 경우도 많았다.
비대면 수업은 대부분 온라인 수업으로 원래 시간표에 맞춰 제시간에 오픈되지만 출석기한을 더 길게 인정해 주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본인이 한가하고 본인이 원하는 시간, 주로 밤늦은 시간에 수업을 듣고 있었다. 결국 수업이 우선이 아니라 개인적인 일이 우선이 되고 다른 일이 없을 때 수업을 듣는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은 단순히 정상 수업의 대체라는 약식수업이 아니다. 학생들에게는 쉬운 수업, 편하게 듣는 수업일 수도 있으나 교수자는 온라인 수업을 위해 자료를 모으고 매체를 만들어 녹음하고 제작하는 것으로 대면 수업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학생들이 수업에 더 진중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강의 시작부터 동기부여를 유도하려고 더 많은 준비도 필요하다.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각적으로 색다른 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소위 ‘텐션(tension) 있는’ 강의로 학생들을 위한 배우이자 감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업성취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과 대면처럼 자연스러운 질의응답이 될 수 있도록 소통이 쉬운 수업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해야 한다.
1년 반 동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비대면 수업도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 학생들도 개인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면서 수업에서는 댓글과 메세지를 이용한 적극적인 질문과 반응으로 수업에 집중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이제는 등교수업을 통한 교육회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비대면 수업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모르나 시행되는 동안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면 수업에 뒤지지 않는 효율적인 운영, 최상의 교육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 없이 학생과 교수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웃으며 수업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기다려진다.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