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역’과 ‘경제’사이

2021-09-07     석현주 기자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세 번째 맞이하는 명절이다. 앞선 두번의 명절보다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졌고, 지역 경기는 더욱 침체됐다. 여기에다 밥상물가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역 곳곳에서 곡소리가 새어 나온다.

최근 울산시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다음달 3일까지 연장했다. 현 상태를 한 달 가까이 더 지속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무조건 단절시키는 것이 모두의 공존을 위한 방안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K방역의 모범사례는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눈물겨운 희생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자영업자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다 완화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형평성·실효성이 떨어지는 방역지침들 때문에 반발하는 것이다. 특히 4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의 경우 지인 5명은 합석이 불가능하지만, 4인씩 10개 테이블의 손님은 받을 수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다.

이 때문에 업소의 면적별 방역지침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어 1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의 식당이라면 제한인원을 50명으로 두고, 50명까지는 단체손님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물론 좌석간 충분한 거리두기를 한다는 전제 하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지역 내 상당수의 중소기업이 추석을 앞두고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울산 중소기업 62곳을 대상으로 추석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7.4%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한 것이다.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에 관해서는 54.8%가 미지급하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여기에 물가는 갈수록 치솟아 가계살림은 더욱 빠듯해지고 있다. 지난달 울산지역 소비자물가가 2.9%나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과일류는 올해도 계속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다 계란과 닭고기, 소고기 가격 상승도 눈에 띈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27만4500원이 든다고 한다.

이처럼 요즘 지역 경제 이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을 찾기 힘들다. 단순히 ‘코로나 확산’ 영향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 단정 짓기엔 너무 긴 시간동안 지속됐고, 이미 한계에 달했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 묘안을 기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민들의 바람은 크지 않다. 그저 숨통만 좀 틔워 주길 기대한다. hyunju021@ksilbo.co.kr

석현주 경제부